백화점, 근본 구조부터 고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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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 정인기 부장

2013-05-02 오전 8:55:24



패션유통 업계는 지난주 한 대형 백화점 판매사원 자살로 시끄러웠다. 매일 같이 목표 달성에 대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끝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라는 여론이 주를 이뤘다.
동시에 ‘왜 이러한 사건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냐’며 근본적인 원인을 따지는 목소리도 높았다.


표면적인 원인으로서는 과다한 매출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압박감이다. 더욱이 올 봄 불안정한 날씨로 봄 매기가 사라지면서 판매현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도를 넘었다는 분석이다.


최근 마감된 봄 정기세일도 아웃도어 외에는 전년대비 5% 안팎의 낮은 신장율에 머무는 등 저조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세일에서 패션잡화와 여성은 5.9%, 4.6% 증가에 그쳤으며 남성과 화장품은 각각 2.3%, -1.9%로 매우 저저했다. 봄 매기 실종에 세일 실적 저조까지 겹치자 이를 회복하기 위한 백화점의 몸부림이 이러한 극단적인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백화점들의 입장도 한편으론 이해가 된다. 대부분 수익을 입점업체 판매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입점 브랜드 매출 저조는 곧바로 백화점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패션업계에선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백화점들이 수익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백화점이 직접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리테일링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말이다.


국내 패션시장이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진입한 만큼 줄어드는 외형과 그에 비례하는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중견 패션기업 경영자는 “수입 럭셔리에 이어 SPA, 최근에는 동대문發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20% 안팎의 수수료가 형성됨에 따라 ‘판매 수수료 원칙’은 이미 무용지물이 됐으며, 내셔널 브랜드에만 36~38%를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크게 어긋난다. 이번 기회에 백화점이 보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판매 사원에 대한 인식과 역할도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패션시장이 판매 현장이 중심이 되는 ‘리테일 시대’로 진입하는 만큼 본사의 일방적인 지시를 받는 단순 서비스 직종이 아닌 상품 구성비, 물량, 이벤트 기획, 세일 정책, VMD 등에 대한 권한을 현장 책임자에게 넘겨줘야 한다. 부족한 역량은 지속적인 교육과 단계적 테스트로 보완해 나감으로써 판매 사원을 ‘전문 직종’으로 위상을 업그레이드 시켜나가야 한다는 주문이다.


능력있는 판매 사원을 패션산업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현재 서울에는 서울디자인고교와 한강디자인고교 등 2개의 디자인 관련 고등학교가 있다. 패션기업과 유통업체가 이들 고등학교와 제휴해 디자인 전공자를 판매 전문가로 육성한다면 우수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업계 차원에서 병역특례법을 추진한다면 ‘5년 보장’이란 인력 안정도 가능하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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