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육성책, 산업을 접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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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 정인기 부장

2013-04-24 오후 2:35:59


 


디자이너를 육성하기 위한 정책들이 잇따르고 있다. 케이팝의 열기와 함께 넥스트에 대한 관심이 패션으로 옮겨가면서 ‘케이 패션’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들의 기대심리가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패션업계로선 반가운 일이고,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적지 않다.


정부의 지원이 보다 효율적으로 펼쳐지기 위해선 먼저 최근 패션산업 변화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잘 알려진 것과 같이 최근 디자이너 브랜드에 대한 관심은 셀렉트숍의 활성화에서 비롯되고 있다. 가로수길, 삼청동, 홍대입구 등 수도권 뿐만 아니라 부산, 대구 등 지방 대도시까지 셀렉트숍 유통이 확대됨에 따라 이들 매장에 필요한 디자이너 브랜드에 대한 수요 또한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셀렉트숍의 활성화는 뭔가 새롭고 유니크한 감성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에서 출발했다.


기존 패션기업들의 변화도 한 몫 하고 있다. 몇몇 내부 인력에만 의존해 6개월, 1년 전 기획했던 기존 방식으로는 변화하는 흐름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기업들은 해외 홀세일 브랜드에 이어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상품기획의 패러다임까지 바꿔놓고 있다.


정부의 지원책도 이러한 시장변화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감성이 강한 디자이너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과 리테일러의 관심이 높은 만큼 이들이 잘 성장할 수 있는 인프라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깊이있게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수한 홀세일 브랜드 육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디자이너에게는 시장 경쟁력을 갖추도록 유도하고, 리테일러에게는 안심하고 사입할 수 있는 보증서와 같은 세일즈 랩과 같은 에이전트가 활성화 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 공통의 여론이다.


아직까지 국내 대다수 리테일러들은 디자이너 브랜드에 재고 책임을 떠넘기는 ‘위탁제’를 선택한다. 이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왜 리테일러가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느냐”라고 묻지만, 리테일러 입장에선 “사입할 만큼 상품 완성도가 높지않고, 사입가가 너무 높아 마진 구조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일리가 있다. 최근 만나본 상당수 디자이너들은 리테일러를 위한 가격 책정을 언급하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단지 내가 만든 원가와 습관적으로 이 정도는 배수를 붙여야지 하는 막연한 생각이 많았다. 필요하다면 새로 만드는 동대문 DDP에 전문 세일즈 랩들이 운영하는 쇼룸을 만드는데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해야 할 것이다.


또 디자이너들에게 상품기획에서부터 국내외 바이어들의 성향과 가격 산정 방법, 소싱, 통관, 금융 등 전반적인 부문에서 컨설팅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도 필요하다. 디자이너에 대한 직접 지원보다는 그들을 제대로 된 디자이너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인프라를 만드는데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적 유통망을 갖춘 패션기업과 제휴도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한다. 국내 패션기업들은 최근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 탓에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뭔가 새로운 것은 내놓아겠고, 뾰족한 수는 없고…. 이런 상황이다 보니 최근 굴지의 중견기업 경영자가 홈페이지를 통해 디자인 카피에 대해 공개 사과까지 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현실이 이러하다면 우리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인 차원에서 디자이너 브랜드와 연대를 추진해야 한다. 디자인 콜래보레이션에서부터 더 나아가 상품을 사입하고, 필요하다면 해외 비즈니스를 대행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도 과감한 도전이 필요하다.


정부의 지원으로 한 두번 해외 전시에 나갔다가 포기하는 것이 아닌 디자이너 감성을 기업이 매니지먼트 하고, 국내외 시장에 세일즈 하는 상호 윈-윈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처럼 디자이너 브랜드와 협력해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기업에게도 정부 지원이 이뤄진다면, 산업을 더욱 융성시키는 다양한 형태의 사업 모델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내수 시장에서 기반이 취약한 디자이너 브랜드는 해외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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