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환경, 진화하는 일본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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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 정인기 부장

2013-04-19 오전 10:07:28

 


잘 알려진 것과 같이 일본 패션 시장도 최근 몇 년간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지진이란 악재까지 겹치면서 좀처럼 활기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본 패션기업들의 체감경기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을 듯 싶다. 패션 상품에 대해 흥미가 떨어지고, 자연히 지갑을 열기도 어려울 것이다.


「유니클로」  「포에버21」과 같은 저가 패스트 패션의 범람으로 가격에 대한 고민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본 기업의 움직임은 기민했다. 짧은 몇 번의 출장을 통해서지만 콘텐츠 간 융합을 통해 새로운 흥미를 유발하고,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연구해 최적화 하는 기업들의 대응에 대해서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번 출장에서는 두 가지 주류인 △제조형 SPA와△셀렉트형 SPA 기업들을 집중적으로 관찰했다. 「유니클로」로 대변되는 제조형 SPA는 소비 유발을 위한 확실한 명분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었다. 유니클로는 지난 4일 지우가오카 전철역사에 330㎡ 규모의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대형 창고를 연상하는 매장에 그래픽 티셔츠를 집중 구성하고, 한 쪽에서는 아이돌 스타의 공연을 열어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어들였다. 일주일간 진행한 이 행사에는 출퇴근 시간까지 발 디딜 틈이 없는 인파로 넘쳐났다.


또 저가 모델인 「GU」 긴자점은 B.I를 단행하고 품질은 높이고, 가격은 더 내려 동행한 한국 패션업체 관계자들의 기를 질리게 했다.


‘마케팅이나 가격에서 확실한 감동을 주자’는 것이 「유니클로」의 전략이었다.


셀렉트형 SPA의 진화도 주목됐다. 스타일로 승부하던 『빔스』는 『비밍 라이프 스토어』를 개발해 홍콩까지 영역을 넓혔으며, 상품 구성과 가격 모두 지역밀착형 상권에 걸맞게 다운사이징 했다. 「싸자비」는 캘리포니아 스타일을 예고하며 ‘캘리포니아 컬처’를 그대로 옮겨온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숍을 선보이며 20~30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빔스』와 『저널스탠더드』는 홍콩 유통업체 I.T와 손잡고 최근 중국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등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높은 콧대를 자랑하던 셀렉트숍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채널을 연구해 변화된 환경에 적합한 모델을 개발한 것이다.


백화점도 예외는 아니었다. 늘 새로운 화두를 던져왔던 이세탄 백화점은 신주쿠점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친 ‘리스타일’로 고객들이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포에버21」에 점포 상당 부문을 내주는 과감성을 보였던 긴자 마쓰자야카는 전면 폐업이란 현수막을 걸고, 또다른 변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시부야서 마주한 히카리 백화점은 생활용품 전문점이라고 할 만큼 완벽한 변신을 보여줬다.


시장은 늘 변화하고, 소비자들의 요구도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는 것은 동서양의 진리다. 더욱이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을 다루는 산업이다보니 이러한 변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기업들은 시장 변화에 따라 변화하고, 그에 최적화된 사업 모델로 대응해야 한다. 일본 기업들을 바라보며, 우리 기업들은 지나치게 현실에 안주하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백화점 유통과 프랜차이즈란 거대 틀 속에 안주하며 불만만 토로했지, 과감한 자금을 투자하고 인력을 양성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드는 것에는 인색했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중장기 미래를 바라보고 사람과 콘텐츠 육성에 투자해야 하고, 그것이 리테일 시대를 살아갈 수 있는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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