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내 기업에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e Social Responsibility)이 강조되고 있다.
CSR은 기업이 경제적 책임이나 법적 책임을 뛰어넘어 폭넓은 사회적인 책임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후반부터 대기업을 중심으로 출발해 지금은 상당수 중견·중소기업까지 동참하고 있다.
패션 업계도 연말이면 각종 기부와 봉사활동으로 바쁘게 움직인다. 하지만 CSR은 단순한 기부, 자선 활동과는 다르다. 말 그대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우리 패션업계에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떠들썩한 기부 활동보다 신입 사원 채용에서부터 사회적 책임을 다하자는 것이다.
최근 패션기업의 인재 채용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구인·구직 사이트에 접속해본 기자는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상당수 기업이 신규 채용보다 경력 1~3년을 단서로 달았기 때문이다. 특정 직무의 전문가가 필요해서 경력사원을 뽑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경력 1~3년을 채용한다는 것은 신입사원 선발과 적응에 들어가는 노력과 수고를 하고 싶지 않다는 일종의 회피다. 사회 생활 기초만 있으면 업무는 실무를 통해 익히면 된다는 생각에서다.
‘누군가 대신 해주겠지’, ‘안 그래도 생존 전쟁인데 그럴 시간이 없다’는 것이 신규 채용을 꺼리는 경영자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업계 경영자 상당수가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탓에 최근에는 디자이너 MD, 영업 할 것 없이 경력 3~5년차 직원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경력자만 선호한 탓에 신규 채용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결국 조직의 노쇠화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또 20대를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들은 중요한 1차 고객을 놓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하부 구조가 부실해져 중장기 성장 전략 수립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물론 하루하루 매출에 허덕이며 살아가는 현재 패션 업계 상황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패션기업이 신규 채용을 꺼리는 것은 어제 오늘의 관행이 아니다. 성장할 때는 ‘바빠서’, 경기가 안좋을 때는 ‘여력이 없어서’ 신규 채용을 기피해온 것이 현실이다. 지금이라도 눈을 돌려 신입사원 채용을 시작해야 한다.
많은 경영자들이 위기에 닥쳐서야 5년 전, 10년 전에 장래 비전을 준비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한다. 당장 눈앞의 편리함과 이익을 좇기보다 밝은 미래를 바라봐야 할 때다.
김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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