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5일 취임식을 갖고 5년간 국정을 책임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패션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첫 여성 대통령 시대를 맞아서인지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의 패션에 별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 “오늘은 어떤 컬러를 입었나” “어떤 백을 들었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보입니다.
외국에서는 ‘마담 프레지던트’로 불릴 박 당선인의 패션은 개인의 패션 취향을 넘어 정치적인 메신저가 되기에 더욱더 의미가 있겠지요. 설 전 ‘명품백’ 논란과 ‘128만원’ 논쟁을 불러일으킨 회색 토드백 사건만 보아도 그렇습니다.
왜 박당선인이 128만원짜리 백을 들면 안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저는 국내 첫 여성 대통령이 국내 디자이너의 옷을 입고, 국내 브랜드의 백과 구두로 전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K패션이 뜨고 있지만, 대통령부터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를 국내외에서 당당히 알려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디자이너를 알아보기 전에 먼저 ‘얼마짜리’를 따지는 풍토나, 당당히 국내 ‘oo기업 브랜드’라고 밝히지 못하는 박 당선인측도 안쓰럽긴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전세계 대통령과 퍼스트레이디들은 늘 언론과 국민의 주목을 받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미국 영부인 미셸 오바마나 영국의 최연소 퍼스트레이디 사만다 캐머런, 프랑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부인 카를라 브루니 등의 패션을 해외 뉴스로 접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런 국내외 언론과 지구촌 가족들의 관심을 역으로 국익 차원에서 잘 활용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두번째 취임식에서도 미셸 오바마는 고가의 톰 포드 코트에 중저가의 제이크루(J.Crew) 벨트와 신발을 매치했습니다. 특히 평소에도 즐겨 애용하는 제이크루는 그가 입고 등장할 때마다 주문이 폭주, 오바마 취임 첫 해에 주가가 40%나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박 당선인은 어떤가요.
안타깝게도 지금까지는 때와 장소에 맞는 패션감각과 표정, 이미지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육영수 여사와 비슷한 올림머리형의 헤어스타일에 바지 정장 스타일을 주로 해왔습니다. 바지 정장은 위엄과 품격을 주지만, 자칫 답답해 보일 수 있습니다.
물론 선거 전후로 레드와 핑크 계열의 강렬한 컬러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주로 무채색 계열이 많았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는 무거운 국가 지도자의 이미지보다는 젊음과 열정, 변화의 의지를 읽어내는 젊은 지도자, 특히 20,30대까지 호감을 갖는 감성적인 지도자의 이미지를 패션으로도 풀어내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기왕이면 국내 디자이너의 패션 제품을 애용하고 디자이너나 제조사를 밝혀 경기 부양도 하고, 멋진 스타일로 전세계 지구촌 가족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멋쟁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세계에서 유일한 남북 분단국이라는 이미지 외에도 ‘유능하고도 멋진 여성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래서 박 당선인 덕에 국내 디자이너와 패션, 잡화 브랜드들이 세계적인 유명세를 타는 명품 반열에 오를 수도 있으니까요.
바라건대 국민들도 가격에만 관심을 보일 것이 아니라, 어느 디자이너의 제품인지부터 관심을 가진다면 ‘디자인 강국’ 실현도 훨씬 빨라질 것 같습니다.
이화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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