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가격신뢰 무너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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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7 오전 9:14:09

최근 중저가 캐주얼 시장이 위기를 맞고 있다. 「라디오가든」과 같은 중견 브랜드의 전개중단과 「닉스」 「나크나인」 「카운트다운」 등 몇몇 업체의 부도가 이어지자 ‘다음은 누구지?’ 하는 추측도 난무하는 등 민심이 흉흉해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개중단 브랜드의 고별전, 몇몇 캐주얼 브랜드의 ‘1+1’ 또는 ‘50% 세일’과 같은 극약처방이 쏟아져 나오자 그나마 살아나던 매기조차 달아나 버렸다고 하소연한다. 경기침체와 늦더위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제살깎기’ 식 단기전략은 이익을 남기기는 커녕 건전한 시장질서까지 무너뜨린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우려다. “어차피 강자가 살아 남는 것이 시장원리니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제살깎기 식 경쟁은 삼가야 한다. 충격요법으로 당장 눈앞의 위기는 넘길 수 있겠지만 그 이후엔 또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비도 있어야 한다”는 것. 또 업계 관계자들은 지나친 가격경쟁은 중저가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한다. 비용을 최대한 줄여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이를 믿고 구매하도록 한 것이 중저가 시장의 영업전략이자 성장 동력이었지만, 이렇듯 세일과 행사를 반복해서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다. 결국 제 가격 주고 구매하는 고객은 계속 줄어들 것이며, 브랜드 또한 경쟁 브랜드에 비해 낮은 가격에 판매하기 위해 생존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50%를 꺾어 팔아도 남으니까 팔겠지’라는 소비자 인식이 일반화되면 지금까지 공들여온 중저가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 함께 무너진다는 것이다. 최근 한 소비자 조사에서는 캐주얼 브랜드 구매 고객 가운데 정상가로 구매한 고객이 36%에 그쳤다고 한다. 바꾸어 말하면 66%의 소비자가 세일 혹은 행사 제품을 구매한 셈이다. 국내 대표적인 중저가 브랜드 관계자도, “최근 2년 간 매년 10% 안팎으로 정상가 판매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이번 가을에도 늦더위와 브랜드들의 때이른 세일, 파격적인 행사 등이 이어지면서 정상가 판매 비중이 60%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상가 판매 비중이 줄어들면서 기업들의 영업수지도 크게 악화되고 있다. 최소 70% 이상의 정상가 판매율과 적정 회전율 등을 감안해 배수를 최대한 줄였지만 판매부진이 이어지면서 수지를 맞추기 어려워진 것이다.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때론 내 이익을 줄여가면서 가격을 인하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당장 눈앞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극약처방은 삼가야 한다. 세일과 기획행사가 중요한 영업전략이라면 그에 따른 여파와 이후 대안까지도 마련한 후에 실행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가격만 싼 브랜드보다는 가격에 비해 디자인과 품질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브랜드가 롱런하는 브랜드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건전한 노력이 브랜드의 경쟁력은 물론 중저가 시장의 성장을 가져다줄 것이다.

정인기 차장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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