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가 멀다 하고 가요계에선 아이돌 그룹들이 쏟아져 나오고, 시청률이 50%에 육박하는 국민 드라마가 등장하기도 하며 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와 더불어 즐거운 관심을 받게 되는 것이 바로 그들의 패션이다.
음악, 영화, 드라마 등은 패션과 뗄 수 없는 공생 관계에 있다. 드라마나 영화 속 여주인공의 옷들은 완판을 기록하며 매장으로 전화 문의가 빗발치고, 아이돌 그룹들이 등장할 때면 음악보다도 먼저 주목받는 것이 그들의 패션이다. 이로 인해 광고나 협찬이 이루어지며 그들은 그에 상응하는 홍보를 위해 사진을 찍기도 하고 핫한 공항 패션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 같은 스타마케팅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패션 생태계의 한 줄기임이 분명하다.
◇ 연예인 패션의 정체성
하지만 막무가내 광고 협찬에 의해 상업성에만 열을 올리다보니 현재 대부분의 연예인들의 패션에는 그들의 정체성이 희미해져 가는 게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분야는 바로 가요계의 아이돌이다. 아이돌(IDOL)의 본래 의미는 우상이 되는 존재를 일컫는 말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나이가 어린 춤추고 노래하는 이들을 아이돌이라 변칭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은 그들이 하는 음악, 춤, 패션, 말 모든 것들이 어떤 의미인지 도대체 파악이 불가능할 정도에 이르렀다.
사실 나이가 어린 그들의 무지를 꾸짖을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많이 알려진 대로 신인 연예인의 대부분은 자유의지를 행할 수 있는 권한이 박탈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니,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입고 싶은 옷을 입으며, 생각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는 연예인은 상위 몇 퍼센트에 불과하다. 현재 대중 앞에 보여지는 연예인들의 모습은 동화 속 꿈나라라는 얘기다.
최근 여자 아이돌들의 노출이 매번 화제가 되고 있다. 앞이 깊이 파인 옷, 짧은 옷, 타이트한 옷, 착시 현상의 옷 등 그들의 노래와 무대에 대한 평가보다는 패션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핫한 키워드이다. 그로 인해 성 상품화라는 비난 여론이 흘러나왔으나 사태는 여전하다.
◇ 엔터테인먼트와 패션의 조화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지만 가수로서의 그들을 존중한다면 본래의 의미대로 그들의 음악과 무대, 그에 맞는 패션 콘셉을 정확히 바라봐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적인 부분을 원한다면 성인 콘텐츠를 찾아가는 것이 맞다. 몸매가 좋지 않고 패셔너블하지 못한 가수들이 그 때문에 외면 받지 않는 것이 맞다.
드라마, 영화 쪽도 크게 사정이 다르지 않다. 작품 속 발연기에 대한 질타에는 에누리가 없으면서, 캐릭터에 맞지 않는 패션에 대해서는 욕하면서도 찾고 원하는 것이 현재의 대중이다.
촬영 환경도 마찬가지. PPL, 협찬이 없으면 촬영 자체에 문제가 생길 지경이니 목숨 걸고 홍보하고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불가피한 선택이란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작품 속 칠전팔기 가진 것 없는 캔디 소녀가 말도 안 되는 옷과 가방, 구두를 신고 나타나 캐릭터 자체의 본래 정체성이 흐려지고 만다. 이 때문에 신데렐라를 꿈꾸는 불쌍한 중생들이 늘어만 가는 게 아닌가?
혼자 꿈같은 소리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엔터테인먼트와 패션 모두 상업성을 배제하고는 존재 자체가 어려운 시장이다. 다만, 음악, 무대, 콘셉 등 연관성을 찾을 수 없는 난해한 의상들을 휘감고 나와 패셔니스타, 유니크한 패션이라는 등 패션이란 이름 아래 장난하지 않고 적정선을 찾기를, 그들의 정체성이 흔들리지 않기를 조심스럽게 희망해 본다.
팍스아트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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