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패션인이 알아야 할 디자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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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길 칼럼

2012-11-26 오후 6:17:12


‘상표권’은 타인의 상품과 식별되도록 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호, 문자, 도형, 입체적 형상(소리, 냄새도 포함) 또는 이들의 결합 또는 이들과 색체의 결합을 말하는 것으로, 국가가 요구하는 절차와 형식에 맞춰 국가별 특허청에 정식 등록된 것을 뜻한다. 상표권은 현대의 경제 활동에서 탄생과 동시에 등록 절차를 통해 단순 불완전한 ‘브랜드’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독점 배타적인 무형 권리인 상표권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아울러 대부분의 업계 브랜드는 등록된 상표권이라 보면 된다.


◇ 상표권 판례
우선 상표권 권리와 법률적 판단의 측면에서 눈에 띄는 판례 하나를 소개하고 나서 디자인권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A라는 상호로 의류 제품을 제조, 판매(납품)하던 원고는 자신의 상호인 A를 정식 상표로 등록해 Z라는 특허사무소 변리사에게 자신의 회사 상호 A를 한자와 한글로 된 문자 상표 등으로 출원 및 등록을 문의했고, 의뢰받은 Z변리사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회신과 함께 즉시 위임 계약을 체결하고 상표를 출원한 후 출원 완료 증명 문서를 원고에게 회신했다. 원고는 즉시 해당 상표가 부착된 제품의 생산과 용기, 포장 박스 등을 하청 업자들에게 의뢰해 제작하게 하고 납품을 받았으며, 이 의류 샘플을 국내 홈쇼핑사인 N사 담당자에게 제출 심의를 요청했다. 그런데 N사에서 A 상표는 이미 타사에 의해 등록된 상표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후 특허청에서도 A 상표는 선 출원 상표의 존재를 이유로 등록 결격 사유가 있어 상표 등록 거절 결정을 확정시켰다. 이후 원고는 변리사 Z를 상대로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확정 손해액 중 30% 범위에서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승소했다(서울고등법원 2007나113443호 손해배상 건).


이 판례에서 우리는 변리사라는 전문가의 조언과 활동에는 일정 부분 책임(적어도 30%에 달하는)이 따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업계가 상표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출원과 등록 절차가 필요한데 통상 1년의 이러한 불완전한 확보 기간이 발생하게 되고 또한 출원은 등록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므로 반드시 제품의 제작이나 영업의 진행에 대해는 권리 확보가 확정되었음을 전제로 추진해야 함과 여러 제반 사항을 고려해야 함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 디자인권, 15년 권리 보호
우리 업계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 ‘디자인권’이다. ‘디자인(Design)’의 정의는 법에서 ‘물품의 형상, 모양, 색채 또는 이들의 결합으로 시각을 통해 미감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매 시즌 브랜드마다 수백 수천의 제품들을 모두 실무적으로 디자인 등록을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타사가 자사 제품 디자인을 도용 혹은 모방하게 방치하지도 못해 이래저래 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분쟁이 빈발하는 부분이 바로 의류 관련 디자인이다.


아직도 많은 업계 종사자들은 ‘디자인’을 일본식 표기 방법인 ‘의장권’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으나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2005년 ‘의장법’에서 ‘디자인 보호법’으로 바뀌어 시행되면서 ‘디자인권’으로 호칭하는 것이 적절하고 올바른 표현이라 하겠다.


디자인권은 ‘신규성’과 ‘창작성’, 그리고 ‘공업상 이용 가능성’이 충족되어야 유효하게 등록되는데 전편에서 이야기한 상표권과 관련된 4가지 기본 원칙(선출원주의, 등록주의, 심사주의, 권리주의) 외에도 우리 디자인 보호법의 특징은 의류 등과 같이 유행성이 강하고 모방이 용이한 물품에 대한 ‘무심사등록제도’의 허용과 3년간은 등록 디자인을 공개하지 않고 비밀로 권리를 유지할 수 있는 ‘비밀디자인제도’ 등이 있다. 디자인권은 등록되면 15년간 독점 배타적인 권리가 보호된다. 상표권과 마찬가지로 등록받을 수 없는 디자인으로는 국기, 국장, 국제기구와 동일 또는 유사한 디자인과 공공의 질서나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할 염려가 있는 디자인 등은 등록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디자인보호법 제6조).


◇ 디자인권의 분류
또 우리 법에서 디자인의 분류는 'A~N' 14개의 군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통상 출원에서 등록까지는 심사 등록 방법의 경우에 6개월 이상 1년 미만이고, 무심사등록방법의 경우 통상 3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현재 우리 특허청에는 대략 31만6000여건의 디자인이 등록되어 있으며 특히 등록된 디자인 중 우리 섬유패션 분야와 관련된 직물 등 관련 디자인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 업계 관련자들은 하나같이 영업 매출에 크게 기여하는 대박 상품은 결국 디자인에 달려있다고 한다. 최근 들어 상표권보다도 훨씬 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이 바로 디자인 관련 분쟁과 충돌이다. 우리 지식재산권센터의 디자인 관련 분쟁의 증가 추이만 보더라도 디자인 분쟁 통계의 집계를 시작한 2009년 대비 금년도 상반기 264건으로 10배 이상의 증가를 나타내고 있다. 그만큼 세계적으로 의류 디자인 무한 경쟁 시대에 돌입해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며, 이후 해외 기업들에 의한 국내 기업에 대한 디자인 공격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분쟁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업계가 디자인에 대한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국의류산업협회 법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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