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봄여름 서울패션위크’가 7일간의 일정을 무사히 마쳤다. 장소와 날씨, 진행상의 문제 등 전체적으로 만족할 만한 행사는 아니었지만, 아무런 사고없이 무사히 행사가 마무리된 점에 대해 행사에 참여한 디자이너들과 서울시, 피플웍스의 노고에 감사 드린다.
(사)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이하 연합회)는 올해 초 발기인 대회를 가진 후 지난 7월 22일 서울시 산하 사단법인으로 정식 사업자 등록을 마친 단체로, 184명의 회원을 가진 국내 최대 패션 디자이너 단체다. 연합회는 지난 ‘2012 가을/겨울 서울패션위크’에 이어 이번 ‘2013 봄/여름 서울패션위크’에도 서울시와 파트너 개념으로 참여했지만, 이번 역시 만족할 만한 결과는 얻지 못했다.
먼저 장소 문제의 경우, 서울시 측은 강남이 아닌 강북에서 행사를 주최하기 위해 경희궁을 메인 장소로 섭외했다. 하지만 사전 행사 준비와 철수 기간을 포함해 장소 임대 기간이 15일 소요될 것에 대해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에서 난색을 표해, 서울시가 연합회에 장소섭외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미 서울시가 물색했던 수십 군데 중에서 5곳 정도로 압축해 알아본 곳들은 중앙박물관, 백제박물관, 전쟁기념관, 한강변 광장들이었다. 이중에서 입지 조건 및 비용 등을 감안해 최종 선정된 곳이 전쟁기념관이었다.
서울시측은 올해 서울패션위크 예산(38억원) 중 24억원이 상반기 춘계 때 소요되어 하반기 행사는 14억원 이내로 치러져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전쟁기념관과 (신진 디자이너 GN용으로 확보해둔) 서교동 자이갤러리가 행사지로 확정한 뒤에도, 연합회는 “전쟁기념관 내에 중형 텐트를 설치해 발표장을 한 군데 정도 더 만들자”고 했으나, 서울시측이 “비용문제로 ‘불가’하다”는 입장이어서 일정을 늘리는 것으로 합의했다. 애초에는 개최 시간도 오후 6시 이전까지 끝나는 것으로 되어있었으나, 서울시와 합의 후 개최 시간을 오후 8시까지로 연장하고, 일요일 하루 더 연장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서울컬렉션 참가 디자이너들도 자이갤러리에서 신진 디자이너들과 패션쇼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고, 일부 원로 선배 디자이너들도 비좁은 장소 문제 때문에 후배들에게 양보를 하고 별도의 장소(신세계백화점 문화홀)에서 컬렉션을 발표해 애초 두 군데이던 행사 장소가 세 군데로 늘어나게 되었다. 특히 자이갤러리의 경우, 처음에 기획했던 패션쇼장 계획이 하중의 문제로 예상보다 더 축소된 점도 유감으로 생각하며, 이에 대해 대행사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없었던 것은 유감이다.
두 번째는 심사 문제다. 이번 행사의 심사는 철저하게 서울시 주도로 피플웍스 사무실에서 공정하게 진행되었다. 먼저 서울컬렉션의 경우, 서울시측은 “3년 이내 5회 이상 서울컬렉션에 지속적으로 참가한 디자이너들에게는 경력에 관계 없이 무심사로 발표하게 하자”고 했고, 연합회도 이에 동의했다. 고태용, 장광효, 안윤정, 홍은주 등 16명의 디자이너가 이에 해당됐다.
서울컬렉션 심사의 경우, 독립 브랜드 5년 이상 출신 디자이너로 기준을 대폭 완화했고, 이에 따라 36명의 디자이너가 신청해 신재희, 박윤정, 곽현주, 루비나 등 26명이 심사를 통과했다. 심사 기준은 정량평가(40%)와 정성평가(60%)로 했는데, 프레스·바이어 등 9명이 한 정성평가에 수치화된 정량평가를 합쳐서 심사를 했다. 제너레이션 넥스트 컬렉션의 경우는 5년 미만 디자이너 23명이 지원해 정량평가(20%)와 정성평가(80%) 기준으로, 계한희, 이재호 등 12명이 선발되었다. 특히 제너레이션 넥스트 컬렉션의 경우, 선배 디자이너 4명과 바이어, 프레스 등 9명이 심사를 해 미래 발전 가능성에 많은 점수를 주었다. 심사위원은 서울시와 연합회가 각각 추천한 사람들로 5 : 4, 또는 4 : 5의 비율로 구성됐으며, 명단은 서울패션위크 홈페이지에 공개되었다.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는 작년 12월 그동안 서울패션위크를 운용해온 서울패션센터가 폐쇄된 후, 디자이너들이 자구책 마련을 위해 올해 2월 발족한 패션디자이너들의 단체다. 연합회의 주요 업무가 패션위크와 관련된 것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은 단체가 생긴 지 얼마 안돼 패션위크 행사가 연합회에서 비중이 매우 큰 행사임은 부인할 수 없다.
서울시측은, 연합회가 갑자기 생겼지만 우리나라 패션디자이너들의 대표성(기존 단체 4곳이 모두 참여하고 무소속 디자이너들도 개인자격으로 대부분 참여)을 인정해 서울 패션위크 진행과 관련해 지난 춘계 때는 물론 이번 추계 패션위크 때도 연합회와 의견 조율을 해왔다.
지난 두 시즌을 경험하면서 연합회는 디자이너 행사(서울패션위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더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즉, 올해는 서울 패션위크의 예산 등 규모가 이미 정해진 상태에서 연합회가 의견을 개진함으로써 본의 아니게 수동적인 입장으로 참여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올해와 같은 방식이 아니라, 보다 분명하고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연합회의 당면과제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는 향후 2013년 이후의 패션위크 뿐 아니라 우리나라 패션 디자이너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도 필수 불가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연합회는 올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패션위크가 보다 진일보한 국제 행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향후 서울시 뿐만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 지식경제부 등 패션에 관심을 갖고 있는 모든 정부기관들과도 교류의 폭을 넓혀갈 것이다.
지재원 위원장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