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관계자들로부터 ‘판매 데이터가 안 잡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저조했던 가을장사가 추석 전후를 기해 조금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경기 위축으로 기대치 않았던 추석특수가 예상과 달리 있었던 것이 주된 이유인 것 같다.
또 추석 연휴를 지나 갑자기 낮아진 기온과 이어진 백화점 세일도 가을 매기를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물론 대다수 브랜드 관계자들은 최근의 이 같은 가을 판매 호전을 가지고 의류경기가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한다.
소비 위축의 주요인인 소비자들의 소비심리 위축과 소비행태 변화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책으로 매출이 호전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추석특수가 있었던 것은 추석 전으로 3일 연휴가 있어 단지 소비자들의 쇼핑 동기를 제공했기 때문이지, 판매전략이나 근본적인 소비 회복에 의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오히려 이들 관계자들은 최근의 소비 회복이 유행에 의한 매기가 아닌 이슈에 의한 매기이기 때문에 반짝매기로 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적어도 빈티지나 스포티즘과 같은 유행에 의한 매기라면 3개월 이상은 지속될 수 있다”며 “하지만 현재의 매기는 추석이라는 이벤트와 일시적인 날씨 변화에 따른 매기라 가을 매기 회복을 논하기는 섣부르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이번 매기 호전을 지켜보면서 소비자들이 이제는 더 이상 브랜드 제안을 기다리지 않고 ‘닥쳐야 산다’는 것을 확신했다”며 소비자들의 구매행태 변화를 지적했다.
과거 소비자의 구매행태를 보면 좋아하는 브랜드에서 신상품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다 구매하거나, 좋아하는 브랜드나 상품을 미리 산 후 그 옷을 입을 때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여성복이나 고가 브랜드의 경우 이러한 경향이 강해 비즈니스 모습도 이러한 소비행태에 맞추곤 했다. 이 브랜드들이 고정 고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것과, 조기 출고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이러한 비즈니스 형태만으로는 달라진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신규 브랜드로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폴햄」이나, 여성 영캐주얼 복종에서 꼴찌였지만 리뉴얼을 통해 선두권으로 도약한 「바닐라비」가 좋은 예다.
브랜드들이 극심한 매출 저조현상을 보인 지난달, 이들 브랜드는 ‘닥쳐야 산다’는 소비자 구매행태 변화를 잘 읽고, 더운 날씨를 감안해 가을 초두 주력상품을 반팔로 풀어 높은 판매율을 올린 것이다.
경기 회복은 이제 더 이상 외부의 조건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패션업체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다.
‘닥쳐야 산다’는 소비자의 변화된 구매 욕구를 잘 읽는 업체에게는 경기 회복기일 것이고, 그렇지 못한 업체에게는 여전히 불황이고 경기 침체기인 것이다.
박찬승 수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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