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차별화만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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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0 오후 4:08:35

일심으로 겨울매출을 기대했던 패션업계에 아직도 화기가 돌지 않는다. 다들 울상이다. 캐주얼업계를 중심으로 올해에도 적지 않은 중견기업들이 무너졌다. 그런 가운데도 신규 브랜드 런칭이 없어 각 백화점은 멀티숍이란 이름으로 아예 큰 매장을 내어준다. 입점시킬 브랜드는 없고 빠져나가는 브랜드는 많기 때문이다. 긴 불황의 끝은 어디일까? 긴 불황은 차치하고라도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는다.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 퍼지고 있건만 눈조차 제대로 내리지 않는다. 항간에는 ‘나랏님도 도와주지 않고 하느님도 도와주지 않는다’고 푸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통령은 ‘경제에 이상이 없는데 뭐가 문제냐’며 현 경제상황을 파악조차 못하고 있고 총리는 ‘현재 같은 호황에…’라며 남의 나라 이야기를 한다. 때문에 당초 5% 이상의 경제성장을 자신했던 목소리는 사라지고 4%선도 낙관하기 어렵게 됐다. 각 경제관련 연구기관들은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대체로 3.5%를 밑돌 것으로 예측해 올해보다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연구기관은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2%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봄이 걱정이다. 겨울은 매출이 그나마 있는 기간이라 자금난을 피할 수 있지만 내년 3월이면 부실한 기업들의 자금난이 표면화될 것이다. 그래서 각 브랜드사를 거래하는 협력업체들은 어음의 결재만기일이 3월을 넘는 것은 받지 않으려고 신경을 곤두세운다. 이런 가운데도 일부 브랜드는 영업매출이 너무 좋아서 흥이 나 있다. 불황 속에도 40% 가까운 매출신장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캐주얼 브랜드인 E사, 캐릭터 브랜드인 O사, D사, 그리고 커리어 브랜드인 T사, 남성복업체인 G사 등은 올해 들어 매출신장이 확연하다. 이들 브랜드는 대체로 브랜드 파워가 강하거나 캐릭터가 강한 브랜드들이다. 또 중저가시장을 겨냥해 오랫동안 준비해 온 I사는 불황 속에서도 매출이 상당폭 신장했다. A사도 중심가격을 대폭 낮추어 백화점 영업을 걷고 양판점 영업을 본격화하면서 죽어가던 브랜드를 살렸다. 이제는 차별화다. 가격의 차별화, 디자인의 차별화, 콘셉트의 차별화, 유통의 차별화만이 살 길이다. 우리 패션업계는 뜨는 조닝의 콘셉트를 너도나도 모방 런칭했다. 또 잘되는 브랜드가 나타나면 자신의 콘셉트를 무시한 채 베끼기에 나섰다. 그 결과 유사 브랜드가 늘어나고 같은 조닝의 경쟁은 치열해졌다. 심하게는 커리어 여성복의 경우 경쟁 30여 개 브랜드의 상품 60%가 똑같다는 자조 섞인 말을 하기도 한다. 치열한 경쟁은 곧 제살 깎아먹기로 나타나 세일에 세일을 계속하다가 덤핑처분을 하는 사태까지 간다. 충분한 디자인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급화를 지향한다며 전체 소재 중 50∼60%가 넘는 수입 소재를 사용해 회사의 자금사정만 악화시킨다. 수입 소재는 자금회전을 길게 만들고 스파트나 리오더 생산을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필자가 알고있는 모 브랜드는 수입소재를 거의 쓰지 않는다. 저렴한 소재로 캐릭터 강한 차별화된 콘셉트를 유지해 6∼7배의 높은 배수율을 적용하는데도 매출은 계속 신장세다. 긴 불황에 패션계가 믿을 수 있는 것은 디자인력이다. 이제는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확실한 매니아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평범한 것은 팔리지 않는다. 허리를 졸라매야 할 시기에 옷장에 있는 옷과 유사한 옷을 또다시 살 리는 없기 때문이다. 어차피 우리 사회의 불황의 끝은 가까이 있지 않다. 이미 우리 사회가 저성장 사회로 진입하고 있고 중산층이 몰락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검약한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적어도 당분간 국가의 성장을 주도할 만한 이슈가 없다. 결국 우려했던 일본식 장기불황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이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는 길은 앞서 설명한 대로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는 것과 제품을 차별화하는 것, 그리고 해외로 눈을 돌리는 글로벌화만이 유효하다. 그러나 허약한 체질로 성급하게 글로벌화에 나섰다가 오히려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차별화 전략을 통해 브랜드 콘셉트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브랜드 파워를 키워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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