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품'에 브랜드 입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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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0 오전 10:35:17

최근 모 패션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북경과 상해 거주 중국인(中國人) 1천600여명 가운데 한국 패션제품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34%에 이른다고 한다. 세 명에 한 명 꼴로 한국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니 적지 않은 숫자다. 또 패션 제품 선호국가 조사에서는 중국, 이태리, 프랑스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한류열풍(韓流熱風)’의 영향도 있겠지만 중국인들의 한국 패션 제품 선호도는 생각 보다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한 패션 제품에 대한 만족도 또한 64.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중국에서의 한국 패션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은 어느 국가에도 뒤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한국 브랜드 실명을 인지하고 있는 중국 소비자는 13.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즉 앞에서 남고 뒤에서 밑지는 것처럼 한국산(韓國産) 제품에 대한 선호도는 높지만 정작 자신이 구매한 제품이 어떤 브랜드인지에 대해서는 무감각하다는 것이다. ‘빛 좋은 개살구’인 셈이다. 흔히 브랜드는 무형의 자산이라고 말한다. 단어 자체로서는 의미를 띨 수도 가치를 지닐 수도 없다. 그러나 제품으로 만들어지고 그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만족을 주고 신뢰를 쌓았을 때는 엄청난 가치를 만들어 낸다는 뜻이다. 「리바이스(Levis)」의 브랜드 가치는 80억 달러에 이른다. 전세계에서 청바지를 가장 많이 판매하고 있다는 시장 점유율 덕분이기도 하지만 ‘진(Jean)’의 대명사로서 가지는 가치와 150년 동안 한결같이 쌓아온 신뢰에 대한 평가다. 추측하건 데 「리바이스」 제품을 구매하지 않은 중국 소비자 가운데 상당수는 「리바이스」라는 브랜드를 세계적 패션 브랜드라고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또 언젠가는 한 번 사 입고 싶다는 욕구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패션 산업은 브랜드 비즈니스라고 말한다. 그만큼 브랜드가 중요하다. 제품을 구매할 때 당장 눈앞에 보이는 제품의 디자인이나 가격도 중요하지만 브랜드 선호도가 구매에 끼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이런 의미에서 향후 중국 시장에서의 라이선스 비즈니스를 생각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이번 조사 결과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하겠다. 최근 중국시장에 대한 국내 패션 기업들의 관심이 최고조로 달하고 있다. 중국의 시장개방과 북경올림픽 등을 이유로 지금 진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사전에 충분한 준비도 없이 일단 나가고 보자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중국시장은 우리 패션기업에게는 새로운 기회시장인 것은 분명하다. 특히 브랜드는 단순히 판매되는 매출과는 달리 또 다른 무형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수단이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쫓기보다는 세계적인 브랜드로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넓은 안목과 중장기적 전략을 세워야 한다.

정인기 차장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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