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에 빠진 백화점 MD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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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6 오후 4:56:38

패션 유통의 ‘절대 권력’ 백화점의 기세가 꺾이고 있다. 올 가을 매장 개편(MD)을 앞두고 있는 요즘 주요 백화점 매입부 관계자들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다. 눈앞의 MD 개편의 어려움 때문일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신규브랜드는 갈수록 줄어드는데다 부도나 사업 중단으로 인한 공백은 늘었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7월 중순 톰보이 부도로 인해 「톰보이」 「코모도」 「톰보이진」 3개 브랜드의 영업이 중단되면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던 개편 작업이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기도 했다. 롯데가 최근 확정한 가을 MD 개편안을 살펴보면 백화점의 고심이 어느정도인지 짐작해 볼 수 있다. 통상 전 시즌 영업을 중단한 브랜드 이외에도 실적이 저조한 하위 10~20%의 브랜드는 퇴점 명단에 오르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이번 시즌에는 예년에 비해 퇴점 브랜드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뿐만 아니라 「르윗」 「보니알렉스」 「팀스」와 같은 NPB의 매장을 대폭 늘인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특히 미샤의 신규브랜드 「르윗」은 특A급으로 꼽히는 본점·잠실점을 비롯해 8개의 매장을 확보했다. 지금까지 NPB의 경우 통상 3~5개 점포로 첫 시즌을 시작하고 이후 점진적으로 매장 수를 늘려왔다. 여성복 시장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미샤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브랜드라고 해도 파격적인 대우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MD는 NPB 없으면 매장 구성 자체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면서 “특정매입 의존도가 절대적인 현재의 구조로는 백화점의 위기 돌파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와 신세계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현대백화점은 예년보다 개편 폭을 축소했고, 신세계는 8월 3일 현재 개편안을 발표하지 못한 상태다. 일단 백화점들은 공식적으로는 이전과 같은 큰 폭의 매장 개편은 지양하고 상황에 따라 수시MD로 변화하는 환경에 대처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공급(백화점 매장 공간)에 비해 수요(입점하려는 브랜드)가 많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 예전처럼 백화점의 의도대로 매장을 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들은 위기에 빠진 백화점이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자주MD 기능이 확대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이미 일부는 고율의 수수료 부담에 백화점에서 들어오라고 해도 손사래를 치는 마당에 특정 매입에 의존한 매장 구성은 한계에 봉착했다”면서 “선진국 사례처럼 백화점 특성 및 점포별 입지 조건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직매입 편집매장 모델이 나와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시장의 요구를 부응하듯 백화점들도 속속 편집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표면적으로 편집매장의 형태만 갖췄을 뿐 운영 구조는 특정매입이다. 백화점 바이어가 상품 구성이나 운영에는 관여하지만 상품 매입 비용이나 재고, 기업 운영비는 업체가 부담하는 구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운영 업체는 상품 구입 원가에 본사 운영비, 백화점 판매수수료까지 모두 떠안아야 한다. 결국 판매가가 높아지게 되고 해외에서 소위 잘나간다는 편집매장 브랜드들을 국내 백화점에서 찾아보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패션업체 경영자는 “이미 젊은층 소비자들의 상당수가 온라인과 스트리트숍으로 떠났다. 백화점이 환골탈태하는 모습으로 혁신하지 않는다면 머지않은 시일내에 패션 유통의 주도 세력으로서의 지위를 내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명 기자
kjm@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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