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교육부총리에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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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5 오후 6:17:18

김진표 교육부총리의 임명에 대해 말들이 많다. 5개 교수단체는 김 부총리의 퇴진을 위한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각종 교육·교원단체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시민단체들도 긍정보다는 반대가 많다. 반대 이유는 그가 ‘경제적 논리로 교육에 접근할 우려가 있다’는 것과 ‘실패한 경제관료’라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자들의 속을 좀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교육계 출신 인사가 아니다’라는 이유가 더 강하다. 교육계의 현실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어떤 우려스러운 돌출적 교육정책을 펼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 같은 나쁜 여론을 충분히 예견하고서도 밀어붙인 노무현 대통령의 김 부총리 임명 배경은 한 마디로 ‘교육개혁’이다. 타성에 젖어 있는 교육계 인사로는 제대로 교육개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부총리에게 주문하고 있는 교육개혁은 특히 대학의 구조개혁에 맞춰져 있다. 때문에 김 부총리도 취임 일성으로 초·중등교육은 대체로 기존의 틀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대신 ‘경쟁력 있는 대학교육’을 천명, 대학교육의 개혁의지를 분명히 했다. 사실 우리의 대학교육은 ‘부실’ 그 자체다. 세계 100대 대학 안에 단 한 개의 국내 대학도 들어 있지 못한 형편없는 경쟁력과 고교 졸업자 중 82% 이상이 대학에 진학해 청년실업자를 양산하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 우리의 대학 진학률은 미국 67%, 일본 49%보다 월등히 높다. 이 때문에 교수 1명에 대한 대학생의 비율이 40명이 넘어 국내 초·중·고등학교보다 높고, 중국 청화대 9명에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김 부총리가 산재한 난제들을 모두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가 재임기간 중에 적절한 대학개혁의 틀만을 만든다고 해도 성공적인 치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해서 지금 대학개혁의 방향은 대체로 경쟁력이 없는 대학의 퇴출과 대학생 수의 감축에 맞춰지는 분위기다. 따라서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일부 사립 대학들과 국공립대학들이 인원감축과 통폐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유로운 편입학을 통한 자연도태도 거론되고 있다. 수도권과 대도시에 집중되고 있는 우리의 교육 현실을 볼 때 이 같은 방향의 대학 구조개혁이 이뤄진다면 중소도시에 설립된 대학들은 거의 퇴출대상이 될 것이다. 이것은 또 다른 엄청난 후유증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또 공부를 하고자 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있는데도 배울 기회를 국가가 막는다면 큰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자원이 없는 우리가 국제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부지런하고 잘 교육받은 양질의 인력뿐이다. 그런데도 배움에 목말라 있는 사람들한테서 강제로 교육기회를 박탈한다는 것은 문제다. 어떤 이유에서든 넘치는 학구열은 우리 민족의 큰 축복이다. 결국 대학의 구조개혁은 ‘퇴출’보다는 ‘개선’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다. 즉, 퇴출대상의 대학을 우리 산업현장이 필요로 하는 산업군별 기능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우리 패션계를 보더라도 의상학과, 의류학과, 섬유공학과, 패션디자인학과 등 섬유패션디자인 쪽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의류패션 회사에서는 디자인 인력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봉제, 봉제보조, 자수, 코디, VMD, 기획MD, 패션홍보, CAD, 패턴, 판매, 생산관리, 원부자재관리, 재고관리, 패션재무관리, 패션경영, 패션영업, 영업관리, 전산관리, 소재 등 각 분야가 세분돼 있다. 또 세분된 복종이나 상품분류에 따라 그 기능과 기술이 큰 차이가 있다. 이들 대부분의 기능 습득은 대학이나 고등학교의 정규교육과정에서 이뤄진다기보다 회사에서 업무에 부딪히면서 습득하거나 일부 학원에서 익힌다. 때문에 의류패션 회사에 입사해도 몇 년 동안은 업무와 기능을 익히는 데 소모된다. 특히 봉제는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분야로 배울 곳도 배우려는 사람도 없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봉제만큼 고난도의 기능과 기술을 요하는 것도 없다. 얼마든지 고액 연봉의 기능 보유자가 될 수 있는데도 그렇다. 과거 우리 대학교육의 초점이 ‘엘리트 양성’에 맞춰져 있었다면, 고졸자 80% 이상이 대학을 진학하는 오늘날의 현실에서는 국가적 산업인력 양성이라는 ‘보통사람 교육’으로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그래야 우리의 대학 졸업자가 엘리트 의식에 젖어 주변에 널려 있는 일자리를 마다하여 그 자리를 외국인 노동자로 채우는 일이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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