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션업체들의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프리뷰 인 차이나’가 내년 3월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 그 동안 ‘프리뷰 인 상하이’를 7년간 진행해온 한국섬유산업연합회(회장 노희찬)는 지난 12일 설명회를 갖고 중국의류박람회(CHIC) 내에 한국관을 구성하는 형태로 프리뷰 인 차이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특히 중국 내수시장 진출은 한국 패션업체들에겐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이러한 때 섬산련이 국내 패션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겠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한국 패션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사안인 만큼 철저한 사전준비와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개별 기업은 물론 한국 패션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패션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유통채널과 운영형태, 소비성향 등 중국 내수 패션시장에 대한 철저한 사전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중국은 한국의 32배나 되는 면적이 말해주듯 아주 넓은 시장이다. 그만큼 계절과 기온차, 지역별 체형, 옷을 입는 스타일, 선호하는 컬러 등 사전 점검해야 할 일이 아주 많다. 우리 기업들은 사계절이 뚜렷하고 차량으로 다니더라도 전국 어느 곳이든 반나절 만에 도착할 수 있는 시장에서 성장함에 따라 현지화 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특히 한국은 ‘위탁제 프랜차이즈’란 독특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에 비해 중국은 사입제가 일반적이며, 대리상이란 전문 유통업체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유통채널도 복잡하고, 이미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항저우 등 주요 대도시는 한국에 비해 백화점 판매수수료가 높다. 이에 비해 매출은 들쭉날쭉 하고, 관리비용이 높아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전시회를 개최하기 이전에 이러한 중국 내수시장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설명회 등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중국의류박람회(CHIC)란 전시회의 성격과 목적, 바이어, 참가 시 효과, 이후 대응방안 등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설명이 이뤄져야 한다.
둘째, 전시 규모에 연연하지 말았으면 한다.
섬산련은 이미 내년 전시회를 4400㎡(1333평) 규모로 치르겠다고 밝혔다. 물론 규모가 크면 대외적인 위상도 좋고 모양새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규모에 연연하다 보면 나가지 않아야 할 기업도 나가게 되고, 이는 또 한국 패션산업의 이미지 실추는 물론 나아가 국가 이미지까지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해외시장에 진출해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업 위주로 선별하고, 아들 기업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셋째, 참여 기업들도 보다 신중해야 한다.
정부에서 부스 비용 등을 지원해주니 일단 나가보자는 식은 곤란하다. 준비가 부족한 기업들의 무분별한 진출 때문에 그나마 있던 ‘한류(韓流)’란 프리미엄도 바닥 났다. 주요 백화점에선 한국 기업들 간 경쟁이 치열한 뿐더러 서로의 치부를 고의로 퍼뜨리는 등 추태까지 보이고 있다.
한번 나갔다가 중국 기업들의 ‘쏟아진 상담’에 별 성과 없이 몇 년을 에너지만 낭비하고, 결국 국내 사업까지 좌초를 맞은 몇몇 기업의 사례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준비 없는 진출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가를 인지해야 한다.
이전 ‘프리뷰 인 상하이’는 초기엔 20억원 이상의 국고가 지원됐다. 매년 예산이 조금씩 줄어들긴 했지만 올 4월 행사만 해도 1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 명칭이 바뀌었지만 내년에도 그 정도 예산이 지원될 것이다. 단일 사업에 10억원이란 예산은 적지 않은 규모다. 함부로 사용해서도 안 되고, 오로지 한국 패션산업의 미래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 당장 내년에는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중장기적인 전략을 세워 단계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최근 정부나 서울시에서도 패션은 하나의 산업이기 이전에 국가의 이미지를 좌우할 수 있는 문화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대의와 국익을 위한 정부, 기업, 단체, 전문기관의 열린 생각과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패션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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