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봄날>이 화제다. 필자 역시 <봄날> 보는 재미에 주말이 기다려진다. 점심시간이나 친목모임에 삼삼오오 모이면 대부분 <봄날>에 대한 아주 사소한 논쟁을 벌인다. 하나는 10년 전보다 더 젊어져 실제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정은 역을 맡은 고현정의 청순미고, 또 하나는 올 겨울, 동녀들의 춘심을 사로잡은 은섭 역을 맡은 조인성의 매력 때문이다.
최근 영국 BBC방송 인터넷 판에 따르면 남성적인 얼굴보다 여성스러운 얼굴형을 가진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한다. 영국 리버풀대학 연구팀의 토니리틀 생물학 교수가 학생 및 직원 수백 명을 대상으로 가장 매력적이라고 느껴지는 사진을 고르게 한 결과, 많은 여성들이 여성적인 얼굴형의 남자를 선택했다. 즉, 강인해 보이는 각진 턱보다는 여성처럼 둥글고 부드러운 턱선으로 변형시킨 남성에게 여성들이 더 큰 매력을 느꼈다는 내용이다. 여자들의 남자 고르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요즘 여자들은 연하의 부드럽게 예쁜 남자를 선호한다. 바로 ‘메트로섹슈얼’이다.
<봄날>의 조인성이 연기하는 것이 바로 메트로섹슈얼이다. 마치 홍보대사라도 된 듯 조인성이 <봄날>에서 연기하는 은섭의 일거수일투족은 메트로섹슈얼의 절정을 보여주는 듯 하다. 덕분에 정작 패션 디자이너 민정 역으로 나오는 한고은은 ‘미사 패션’ 짝퉁이라는 네티즌들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촌스럽기는 고현정도 막상막하지만 드라마 캐릭터상 면죄부를 받은 터라 미국에서 정식으로 패션을 공부한 죄로 한고은만 미운오리새끼가 된듯하다.
조인성은 흔히 모델 출신에게 기대되는 근육질이 아니다. 자세히 보면 가늘고 말랐다. 그래서 볼륨이 강조되는 남성복을 소화하기에는 힘든 몸매다. 하지만 그는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남자들에게는 금기의 소재였던 모피를 거리낌없이 소화해 내고 여자들의 전용물인 줄 알았던 루이비통 백 팩을 메고 나와 메트로섹슈얼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번 <봄날>에서는 연약한 심성과 폭력적인 감정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고은섭으로 나온다.
그가 연기하는 고은섭 패션 키워드는 ‘슬림&피트’. 보디라인에 맞추어 딱 떨어지게 디자인된 셔츠와 재킷 그리고 가는 넥타이, 여기에다 밑위길이가 짧은 부츠 컷 팬츠를 입은 그의 모습은 터질 듯한 근육을 자랑하는 남성 스타들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풍긴다. 몇 년 전 디자이너 에디 슬리만이 디자인하는 슬림한 ‘디올 옴므’ 옷을 입기 위해 칼 라거펠트와 알렉산더 맥퀸이 다이어트를 감행한 것처럼 올 봄 대한민국 남자들도 얇은 몸매를 만들기 위해 겨우 내내 헬스장에서 살아야 할 듯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제로 35세인 고현정이 동갑인 형 역의 지진희와 동생 역 조인성(24세) 사이에게 고민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아마도 미래에는 “연하는 남자처럼 안 보여”라는 여자들의 말이 “나 시집 안 가”라는 말처럼 최고의 거짓말이 되지 않을까? 여하튼 조인성이 맡은 은섭은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연상의 여자를 소유하고 싶은 터프함과 혼자서 눈물을 훌쩍거리는 겁 많은 유약함까지 겸비했으니 어떤 누나가 이 동생을 외면할 수 있을까?
한편 드라마 시작 전부터 <봄날>은 고현정 때문에 방송을 비롯한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첫 촬영지인 서울역으로 만사 제껴두고 달려간 연예 기자들의 행렬이 이를 잘 증명해 준다. 바로 10년 만에 컴백하는 고현정 때문이었다. “10년 동안 저를 취재하느라 수고했다”는 고현정의 인사말처럼 지난 10년 동안 몸은 떠났지만 고현정은 언제나 연예계의 뉴스메이커였다. 잠수를 탄 전직 배우 심은하처럼 말이다.
하여튼 삼성가의 며느리에서 다시 싱글로 컴백한 그녀의 드라마 복귀는 결혼 전 마지막 작품이었던 <모래시계>에서 보여준 청순한 연기를 기억하는 386세대들에게는 희소식이었다.
“10년 전 그대로 일까?” “아니야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늙지 않았을까?” 등등. 사실 지난 10년 동안 시아버지를 배웅하는 모습이나 아이들 유치원 보내는 모습을 파파라치처럼 멀리서만 찍었던 미디어에게 고현정을 코앞에서 본다는 것을 그야말로 꿈 같은 일이었을 것이다.
역시나 그녀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컴백한 30대 중반의 아줌마(?) 고현정은 “25세로 보인다”는 미디어의 찬사와 시청자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화장기 없는 얼굴과 긴 생머리, 그리고 하얀 피부는 30대 중반이라는 실제 나이를 가늠할 수 없게 만든다. 요즘 말로 “여자 나이 40은 30과 같다”는 말이 과장은 아닌 듯하다.
결국 젊은 엄마, 젊은 아내, 젊은 여자라는 트렌드의 선두에 고현정이 있는 셈이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그를 닮고 싶은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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