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은 100점, 소통 점수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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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6 오후 1:33:49

최근 ‘글로벌 브랜드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1차로 12개 대상 브랜드가 선정됐다. 선정된 이후 일부 탈락업체들은 심사의 기준을 따지기도 했고, 모 업체 A 사장은 서운함을 나타내며 공개적으로 ‘선정 기준이 뭐냐?’는 식의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A 사장의 글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었다. 패션사업에 대한 열정이나 추진력, 그리고 무엇보다 해외시장에 대한 그의 경험은 다른 어떤 기업에 뒤지지 않았다. A 사장의 입장에선 충분히 서운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A 사장의 입장을 무조건 두둔하기엔 뭔가 석연치 않았다. 내부적으로 아무리 좋은 실력과실적을 가지고 있더라도 본인 회사를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면 모든 소용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는 비단 A 사장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상당수 기업들이 이 부분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 흔히 금융권 등 외부에서 말할 때 패션산업은 감성적이고, 라이프 사이클이 짧고 진입장벽이 낮아 리스크가 높다고 평가한다. 이에 대해 업계 종사자들은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평가절하’한 것이라고 되받아 치기도 한다. 지금은 냉정한 시각으로 우리 업계를 바라볼 때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글로벌 브랜드들이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고, 정부에서도 이에 맞설 수 있는 브랜드를 키워야 한다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있는 만큼 우리 산업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패션업계 종사자들은 누구보다도 감성이 강하다. 산업에 대한 열정 또한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본인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부족한 편이다. 회사나 브랜드의 정체성에서부터 현재 사업모델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논리, 미래비전 등을 명확하게 정리해서 전달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번 프리젠테이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적지 않은 업체들이 자기 회사의 강점이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이 부족했다. 모 업체는 A4 용지에 1, 2장에 작성해 오거나 과거 경험이나 오너의 성장과정을 설명하면서 심사위원들의 심정에 호소하기도 했다. 심지어 ‘글로벌 브랜드 프로젝트’란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내용이 엇나가는 업체도 있었다. 글로벌 브랜드 프로젝트는 이제 시작 단계이다. 정부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에도 3~4개 업체를 추가로 선정하고, 선정된 업체 가운데도 함량이 부족하면 과정에서 탈락시킨다고 한다. 물론 대상 브랜드로 선정돼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는 것이 모든 회사들의 희망일 것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우리 기업의 현재 정체성과 미래비전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자료로 만들어 상시적으로 외부에 알리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패션산업은 이미지가 중요한 산업이다. 광고 이미지와 상품 자체의 이미지도 중요하지만 자기 회사의 모습을 홍보하는 것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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