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마스포츠」가 국내 골프웨어 시장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레노마스포츠」는 전통미를 강조한 골프웨어 시장에 패션바람을 일으켰고, 남성들의 전유물과도 같은 골프 시장에 여성들을 끌어들였다. 또 ‘뉴서티’라 불리는 30대 골프 시장을 여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한 것도 「레노마스포츠」다. 특히 이들 여성과 30대 젊은 소비자 유입은 골프웨어 시장에 트렌디한 패션상품 구매를 늘렸고, 소위 ‘골프 전후에 입는 옷’이란 새로운 개념까지 도입케 해 골프 시장 규모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이에 골프 시장은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취급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레노마스포츠」는 골프웨어 인재사관학교라 불릴 정도로 많은 디자이너를 배출했다. 현재 골프웨어에 종사하는 디자인실장의 80% 정도가 「레노마스포츠」와 같은 회사 서브 브랜드인 「엘르골프」를 거쳐간 디자이너란 점이 이를 반증한다.
「레노마스포츠」가 제안하는 패션은 골프 시장의 해당 시즌 트렌드로 간주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때 「레노마스포츠」와 「엘르골프」가 상품을 어떻게 풀었느냐는 골프업계 최대 관심사이기도 했다.
이처럼 골프웨어 시장에 큰 족적과 영향을 끼친 「레노마스포츠」가 최근 탈 골프웨어를 선언하고 나섰다. 「레노마스포츠」의 탈 골프웨어 선언은 골프웨어라는 제한된 시장에서 더 이상 생존키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 「레노마스포츠」는 런칭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그리며, 지난 2002년에는 60여 개 매장에서 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당시 롯데 본점에서는 월평균 3억을 팔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2003년 550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430억원으로 매출이 급격히 줄었다. 이 같은 매출추락에 대해 「레노마스포츠」 관계자는, “지난 2년 간 브랜드와 상품의 정체성이 골프웨어에 치우친 것”을 이유로 들었다. 골프웨어라는 허상에 취해 의류의 본질인 패션성을 등한시하면서 브랜드 정체성을 잃은 것이 매출추락을 불러온 주된 이유라는 분석이다. 「레노마스포츠」는 골프웨어 시장에 패션성과 트렌드를 도입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했던 브랜드다. 이 브랜드가 이렇다면 다른 골프웨어 브랜드 사정은 말하나마나다.
골프웨어 매출이 급격히 줄기 시작한 재작년부터 골프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내수경기 침체와 함께 가장 자주 하던 말이 있다. ‘아웃도어가 골프웨어 매출을 잡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아웃도어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잘 되는 브랜드와 그렇지 못한 브랜드간 옥석이 가려지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아웃도어 시장에 팽배했던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아웃도어가 골프 매출을 잡아먹는다’는 골프업계 주장에 따르면 골프웨어 매출이 나아져야 하지만, 최근 골프웨어 시장은 그렇지 못하다. 소위 설 특수도 없었고, 골프 시즌이 돌아오건만 신상품 매기도 신통치 않다.
다수 골프웨어 종사자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현재 골프 시장 침체의 이유가 내수경기 위축일 수도 있고, 아웃도어 탓일 수도 있다. 또 「레노마스포츠」의 주장처럼 처음부터 골프웨어만의 시장은 없었던 것일 수도 있다. 원인이 무엇이든 소비자가 새로운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확실치 않은 이유에 취해 혹시 우리 스스로 소비자의 소리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한때 골프웨어 시장을 주도했던 브랜드의 변신은 이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찬승 기자
pcs@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