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산업정책연구원’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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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5 오전 10:26:12

새봄 들어 국내 경제의 각종 지표들이 기지개를 켜면서 ‘경기회복’이라며 정책 당국자들이 호들갑을 떤다. 하지만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힘찬 ‘봄기운’의 발산인지는 아직 단정하기 이르다. 서민들의 피부경기는 아직 별로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떻든 이 같은 경기회복 조짐조차 너무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것이어서 사람들이 ‘희망’을 가지는 것이 좋아 보인다. 따지고 보면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우리주변의 모든 국가는 고도성장을 노래했다. 그럼에도 우리만 경기침체의 늪에 빠져 있었다. 이는 오도된 ‘개혁의 덫’ 때문이었다. 참여정부들어 정책입안자들은 억눌렸던 사회불만을 ‘복수’라도 하듯이 개혁에 골몰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말 노 대통령의 해외순방 이후 실용주의 노선으로 방향을 전환한 덕에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노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실용과 개혁에 균형을 맞춰 경제에 전력했더라면 YS, DJ정부의 개혁정치의 탄력을 받아 우리는 고도성장을 이어왔을 것이다. 그런데도 노 대통령마저 개혁을 주창해 우리는 세 명의 대통령 재임 기간 10년 이상 ‘개혁’에만 골몰해 왔다. 이것이 오도된 ‘개혁의 덫’인 것이다. 그 개혁의 덫을 벗어나자 경제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지도자의 시각은 이렇듯 중요한 것이다. 지도자는 정책의 방향을 정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해 정책을 추진하는 중심에 서 있다. 지도자가 어느 쪽으로 정책을 정하고 어느 쪽을 우선시하느냐에 따라 한 국가의 발전방향은 크게 달라진다. 우리 패션산업에 지도자는 있는가? 패션산업의 정책을 세우고 정책의 우선순위를 가려 정책을 시행하는 패션산업의 정책중심, 패션산업의 지도자는 있는가? 우리 패션산업에는 중심체가 없다. 산업자원부 산하 담당 공무원들이 연례적인 산업정책을 시행하고 있을 뿐이다. 또 산업정책연구원 등 일부 유관 연구원들이 빈약한 패션산업 정책들을 답습해 내놓고 있는 정도다. 답답한 것은 실제로 패션산업에서 일하는 종사자들이다. 그래서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한국패션협회 등 현업 종사자 단체들이 발버둥을 쳐본다. 그것이 한계다. 우리는 패션산업을 주도할 중심기구가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주지하다시피 국내 의류패션산업만도 연 20조원 규모다. 유관산업을 합친다면 규모는 훨씬 커진다. 더구나 우리는 일본, 중국과 함께 동북아FTA를 추진하고 있다. 동북아 시장이 통합되는 날 패션산업의 시장 규모는 현재의 수십 배 규모가 될 것이다. 우리 경제에서 패션 디자인 산업은 재래식 OEM봉제에서부터 현재의 첨단 하이패션에 이르기까지 내수와 수출에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 지금도 여전히 가장 큰 무역흑자 산업 분야이다. 패션 디자인 산업은 지적 감각산업이다. 굴뚝 없이도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이다. 미래 우리산업의 중심이 지적 산업에 모아진다면 패션 디자인 산업에 정책의 중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 패션산업에서 ‘패션’은 있지만 ‘패션정책’이 없다. 패션산업정책이 없는 것은 패션산업정책을 연구하는 기관 자체가 없으니 당연하다 할 것이다. 패션산업은 디자이너들의 디자인력만으로는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우리의 디자이너들은 유능하지만 세계 무대에서 크게 활동하지 못한다. 정책적 지원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패션의 중심은 유럽에서 동북아로 옮겨오고 있다. 유럽연합의 인구가 동북아 인구의 1/4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의 경제력 우위는 동북아에서 중국의 성장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동북아에 추월될 것이다. 열리는 동북아의 세계패션중심시대에 중심이 한국이 될 수 있을지는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렸다. 경제력이 앞선 일본, 인구와 규모의 중국, 그 사이에서 우리의 몫은 무엇인가? 유럽에서 이탈리아가 패션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은 경제력이 우수하거나 인구가 많아서가 아니다. 우리에게도 이탈리아인들만큼이나 우수한 패션 디자인 인력이 있다. 이들을 산업중심으로 인도할 정책중심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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