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시장은 이미 산에서 내려왔다. 그러나 산악인들의 마음은 아직 산 정상만을 바라 보고 있는게 아닐까.
지난달 여성 산악인 고미영 대장의 안타까운 소식은 단순히 하산 도중 일어난 불의의 사고로 일단락 짓기에는 너무 아까운 죽음이다. 아웃도어 업계도 그녀의 죽음이 대한산악의 현실이 아닐 수 없기에 애통함을 금치 못했다.
급성장한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기특하게도 시장의 ‘다양성’을 인정해준다고 생각했지만, 조기 성숙이 불러온 폐단을 여실히 드러내고 말았다.
1조 8000억원 시장, 내년 2조원의 시장 규모를 넘길 것으로 전망되는 국내 아웃도어 역사는 과연 외양적인 성장만 이뤘을 뿐 아웃도어의 정신과 문화를 바로 새기기에는 역부족이었을까. ‘교외 어느 곳을 가더라도 산을 만날 수 있다’는 금수강산의 우리나라에 뿌리내린 아웃도어의 역사가 너무 보잘 것 없음을 들키고 만 꼴이다.
최근 아웃도어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보다 다양한 아웃도어 라이프 스타일을 표방하며 하이브리드형 아웃도어를 지향하고 있지만, 그들의 속내는 마치 아웃도어 시장의 꼭대기에 올라선 것 처럼 산 정상에 깃발을 꽂는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즐기면서, 도전하면서…때론 실패하고 좌절하지만 다시 웃으며 일어설 줄 아는 아웃도어의 정신은 찾기 힘들다.
산악인을 스폰하는 업체의 지나친 경쟁 의식은 사회의 물질만능주의와 제일주의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질타를 받았다. 그러나 이 뿐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머리 속에 남는다.
‘정상이 바로 눈앞에 보이는데도 발길을 돌려야만 했던 무수한 순간들이 많았다’는 한 산악인의 말이 떠오르는 지금, 감히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며 자연의 위대함을 몸소 체험하는 산악인의 마음 한 구석에 ‘스타’라는 명예욕이 도사리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스친다.
아직도 이룰 것이 너무 많았던 그녀의 죽음이 너무도 아깝기 때문에, 몹쓸 회의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자연이라는 위엄 앞에 인간은 그저 미약한 존재 일뿐. 그러나 더 이상 초라해질 필요는 없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이제 2라운드를 열었지 않았는가. 더위가 절정에 이른 8월. 추운 설산에서 잠든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며, 산악인들의 아름다운 프로 정신과 성숙한 아웃도어 문화가 꽃 피우기를 다시금 기대해 본다.
강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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