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와 쌍방향만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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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3 오후 6:43:34

지난 호(14일자 30면)에 실린 소비자 구매실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는 최근 소비자들의 소비행태 변화에 대한 현주소를 잘 말해 준다. 전국 패션 관련학과 재학생 1천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조사에서 소비자들의 구매행태가 과거에 비해 주도적으로 바뀌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이 설문에 따르면 여전히 TV 드라마와 연예인의 착장 스타일이 많은 영향을 주고 있지만, 과거와 달리 지금의 소비자는 이를 맹목적으로 추종하지 않고 자신에 맞게 소화하고 있었다. 특히 소비자들은 이를 위해서 브랜드와 보세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들고 있었고, 국내에 없는 브랜드도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고, 필요하면 커뮤니티를 통해 구매하고 있었다. 과거 공급자인 브랜드의 제안에 수동적이던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진 보습을 보여주고 있다. 소비자들이 이처럼 똑똑해진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가시적인 것은 역시 미니홈피와 블로그, 웹진, 패션관련 사이트 등 인터넷의 영향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미디어의 영향은 컸다. 옷차림에 영향이 큰 미디어 조사에서 이들 미디어는 27.3%(패션관련 사이트 16.6%, 블로그&미니홈피 10.7%)로 나타나, 24.1%인 TV 드라마와 23%인 패션잡지보다 앞섰다. 이들 인터넷 미디어는 일방적으로 제안하고 보여주는 방송이나 잡지와 달리, 소비자와 쌍방향으로 소통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들 미디어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은 구매에 앞서 타인으로부터 정보와 경험을 얻고 궁금한 점은 물어본 후 구매하기도 한다. 또 사용 후기를 통해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해 타인에게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과거 입에서 입으로만 전해지던 구전효과가 장소와 시간에 상관없이 알지도 보지도 못한 타인에게까지 나타나고 있다. 쌍방향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조사 결과는 또 있다. 소비자들의 보세 상품 구매가 과거에 비해 늘어난 것(최근 구매한 브랜드 1위)과 유행선도상권으로 동대문을 가장 많이(36.7%) 꼽은 것이다. 보세나 동대문 모두 소비자지향적인 상품이고 상권이다. 가격과 상품에 대한 구매의 키를 소비자가 쥐고 있는 것이 보세이고 동대문이다. 공급자의 시각에서 상품을 제안하고 가격을 책정하는 주류 유통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 때문에 과거부터 이런 보세 상품과 동대문은 근본 없는 서자처럼 취급됐고, 주류시장을 위협하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소비자와 쌍방향 소통으로 다시 태어난 보세와 동대문은 다르다. 브랜드의 대량생산과 소비로 인해 사라진 소비자의 숨은 니즈를 제안하는 곳이고, 합리적인 가격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찾는 곳으로 바뀐 것이다. 보세와 동대문의 소비자와의 쌍방향 소통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가격과 관련해선 흥정이란 이름으로, 상품은 비단 카피상품이라는 오명이 붙긴 했지만 과거부터 존재해 왔다. 단지 과거를 거쳐 현재에 이르면서 시대에 맞게 진화해 왔을 뿐이다. 결국 보세와 동대문의 근본은 변한 것이 없다. 굳이 변한 것을 찾자면 소비자의 생각과 가치기준일 것이다. 과거에는 인정하지 않았던 것을 지금은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찬승 수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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