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디자인 인력에 대한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1∼2년 전만 해도 해당 시장 경력을 중심으로 이동했던 디자인 인력이 자기 전공 분야가 아닌 타 시장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
이는 패션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소비자의 생활방식과 소비행태, 시장환경까지 변화시켜 업종간, 업태간 경계가 허물어진 데 따른 것으로 패션 인력간에도 고유 영역을 떠나 타 분야로 진출하는 크로스 오버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패션시장에서도 고유 영역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특히 여성복 출신의 디자인 인력이 중저가 유니섹스캐주얼로 진출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가격 절감과 생산 소싱에 대한 경쟁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뛰어난 캐주얼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여성라인의 감도와 핏, 공정에 대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여성복 출신의 디자인 인력 영입을 서두르고 있다.
올해 들어 중저가 캐주얼 브랜드의 여성라인 매출이 상대적으로 높아지자 여성복 출신 디자인 인력 영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고급 소재를 사용한 고감도의 캐릭터캐주얼 브랜드가 쇠퇴하고 가격과 퀄리티를 갖춘 매스 볼륨 브랜드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디자인 인력에 대한 고정관념도 급격히 바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스타급 디자이너나 디렉터에 의해 좌지우지되었던 구조에서 최근 들어 기획과 생산, 영업 등 각 조직간의 업무조율 역량과 소싱경쟁력을 우선시하는 체제로 인식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저가 캐주얼 출신의 디자이너 또는 사업본부장이 중고가의 제도권 백화점 중심 브랜드로 옮겨가면서 성과를 이룩한 케이스도 늘어나고 있다.
코스트 다운과 생산 등 소싱 경쟁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인력들을 영입, 기존 감성 인프라와 접목되면서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것. 에프앤에프의 「바닐라비」 사업본부장인 김홍선 이사도 「나크나인」 등 중저가 유니섹스캐주얼 마케터 경험이 풍부한 인물로, 「바닐라비」의 가격 구조와 소싱 다변화를 통해 시장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패션유통가의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동광인터내셔널의 「숲」은 지난 4월 1일자로 「EnC」 「율미아스탭」 「에스제이」 「온앤온」 출신의 김연수 부장을 영입했다. 「숲」은 김연수 디자인실 부장 영입을 계기로 향후 브랜드 콘셉트와 아이덴터티를 명확히 구축하고 스위트 숲 라인과 이너웨어 등 토털화에 대한 브랜딩 작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연승어패럴의 「클라이드」도 4월 1일자로 「라인」 「ab.f.z」 출신 김지수 디자인실장을 영입했다.
최상의 감도와 트렌드, 디자인을 고집했던 여성복 출신 패션 전문인력들이 본인 중심의 눈높이를 떠나 규모와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볼륨 유니섹스캐주얼 브랜드에 맞는 합리적인 마인드와 수용태도를 통해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거듭나게 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류숙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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