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컬렉션 유감(有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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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9 오전 10:25:13

올 가을·겨울을 겨냥한 서울컬렉션 일정이 확정되었다. 작년과 비교해 한 달 가량 늦게, 해외 컬렉션과는 두 달이나 늦은 4월 14일부터 10일 간 서울 학여울전시장에서 국내 디자이너들의 패션 축제가 열린다. 서울컬렉션은 1990년대 후반의 쇠퇴기를 거쳐 2000년 아셈 갈라 쇼를 계기로 다시 태어난, 1년에 두 번씩 열리는 국내 최고의 정기 컬렉션이다. 여기에 일정상 통합이라는 아쉬움이 있지만 SFAA 컬렉션까지 가세해 ‘10일’이라는 기간으로 볼 때는 세계 최장(?) 패션쇼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딴판이다. 해외 컬렉션처럼 유명 백화점의 바이어도, 세계 각국에서 온 프레스도 없다. 내국인들만 붐비는 집안잔치 수준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디자이너 브랜드든 도메스틱 브랜드든 국내 브랜드를 완사입으로 바잉하는 백화점과 디자이너 편집매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방한한 해외 바이어들과 프레스들도 일본이나 중국 출신이 대부분이며 그들 중에서도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사람은 50%도 채 안된다. ‘빛 좋은 개살구’인 셈이다. 어쨌든 문제점이 잠복된 상태로 패션쇼는 열리고, 디자이너의 지인들과 단골 고객, 서울컬렉션의 부수입(?)에 도움을 주는 티켓 손님인 학생들까지 들러리로 가세해 최고의 컬렉션 열기를 연출한다. 여기에 학생들이 쉴 새 없이 눌러대는 핸카 프레시는 사진 기자들의 셧터 소리와 어울려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연출한다. 국민의 혈세인, 세금이 10억여 원이나 투입된 행사에 국민들이 티켓을 사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말이 안된다. 파리나 밀라노, 뉴욕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컬렉션 어디에서도 티켓을 판매해 행사 비용을 충당한다는 이야기는 들은 바 없다. 어차피 현재의 국내 컬렉션 시스템이라면 빈 자리를 메워주니까 오히려 선물을 주어야지 표를 파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러한 티켓 판매에 대해 패션계 일각에서는, 정말 가난한(?) 디자이너가 많아 학생들의 코 묻은 돈까지 필요하다면 단돈 7천원 티켓이라고 해도 지정 좌석제로 하든지, 입석인 경우는 50%로 할인해 주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10일 간 하루에 한 명씩 디자이너의 쇼를 본다고 해도 7만원의 비용이 들어가고 여기에 10일 간의 교통비와 식비를 합치면 10만원이 훨씬 넘는다. 결국 부모들의 세금과 그 자녀들의 코 묻은 돈으로 서울컬렉션이 유지되는 셈이다. 서울컬렉션의 아킬레스건이 무엇이냐고 디자이너에게 물으면 대부분 ‘바잉 시스템 부재’를 들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외치는 ‘세계 5대 컬렉션으로 아시아 패션 중심도시 실현’이라는 서울컬렉션의 목표와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브랜드 탄생기반 조성’이니 ‘국내 홍보 강화로 신규 바이어 발굴 및 내수시장 활성화, 해외 홍보 강화로 바이어 수주 병행 추진, 수출경쟁력 확대’라는 서울컬렉션의 기본 방향은 공허한 구호일 뿐이다. 최근 대형 백화점들이 수입 명품 브랜드와 일부 수입 브랜드를 완사입 형태로 들여오는 럭셔리 백화점으로 변신하면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입지는 더욱더 좁아지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브랜드는 디자이너라도 서울컬렉션 출신이 아닌 파리나 뉴욕컬렉션 출신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컬렉션을 세계 5대 컬렉션으로 키우겠다’는 발상은 불쌍함을 넘어 측은해 보인다. 며칠 전 수입 명품관 ‘애비뉴얼’을 오픈한 롯데백화점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한국의 명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애비뉴얼 디자이너 대상’을 제정한다며, 신인 급에 속하는 미국 국적의 교포 2세 디자이너 리차드 최에게 그 상을 주었다. 서울컬렉션 기성 디자이너 중에 얼마나 인물이 없었으면 뉴욕 컬렉션의 신인 디자이너에게서 ‘한국 명품의 미래’를 찾는다는 말이다. 한편 현대백화점은 ‘씨컨셉’이라는 편집매장을 PB 브랜드로 변신(?)해 이번 서울컬렉션에 참가한다. 씨컨셉은 원지해, 조은미, 천애주 등 젊은 디자이너 10명이 위탁판매하는 디자이너 편집 매장으로, 완사입이 아닌 상황에서는 엄밀하게는 백화점 PB가 아니다. 혹자는 말한다. 신인 디자이너가 현대백화점이 간택(?)된 것 자체가 영광이며, 때문에 현대백화점 타이틀로 쇼 하는 것 자체가 디자이너에겐 영광이라고. 하지만 독도 문제처럼 본질이 변하지 않은 일본에게서 기대할 것이 없듯이, 본질이 변하지 않은 백화점서도 기대할 것은 없다는 생각이다. 백 번 양보한다고 해도, 돈 없는 디자이너들이 자생력을 갖기까지 한시적으로 컬렉션 비용을 분담하기로 한 서울 컬렉션 취지에 ‘씨컨셉’이 과연 부합한가 하는 점이다. 백화점에서는 공짜로 볼 수 있는 쇼를 왜 서울컬렉션에서는 돈을 내고 봐야 하는가. 서울컬렉션 참가 기준이나 조건에 대한 조정 회의나 참가 디자이너들의 동의없이 급하게 이루어진 백화점 브랜드의 서울컬렉션 참가는 특정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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