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시장 저가경쟁이 승부수(?)
가+
가-

2006-02-09 오후 5:41:12

계속된 장기불황의 여파로 패션업계가 저가경쟁에 몰입하고 있다. 일부 브랜드들이 이른바 멀티 브랜드라 불리는 저가 브랜드를 출시해 성공을 거두면서 브랜드들마다 저가 브랜드 상품 생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저가 브랜드상품 출시는 이미 우리 패션업계의 가장 큰 흐름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저가 경쟁상품들은 올 가을·겨울을 기해 대량으로 쏟아질 전망이다. 모 인터넷 유통사가 ‘경쟁자가 많아지면 가격은 내려갑니다’라는 광고 카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말을 그대로 적용해 본다면 하나의 흐름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패션업계의 저가경쟁은 더 낮은 가격을 요구해 가게 된다는 것이다. 끝없는 저가경쟁… 이러한 흐름이 불황에 시달리는 업계를 살리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업계가 서둘러서 저가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첫째는 장기불황의 여파로 소비자들의 소비력이 현저히 떨어진 탓이다. 우리 사회는 급속한 노령화, 짧아진 정년, 계속되는 직장퇴출, 늘어나는 청년실업 등으로 소득이 매우 불안정하다. 이러한 사회구조는 앞으로 당분간 바뀔 가능성이 거의 없어 ‘절약적 소비’가 몸에 배고 있다. 앞으로 경기회복과 관계없이 ‘흥청망청 쓰고 보는 시대’는 오지 않는다. 둘째는 유통업계의 구조조정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백화점의 신축은 뚜렷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소위 빅3로 표현되는 롯데·현대·신세계 등 3개 백화점 외 신설 백화점은 거의 없다. 이들 빅3도 새로운 출점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그만큼 백화점 사업은 신규 진출이 어려운데다 이미 포화상태여서 더 이상 매력 있는 사업이 아니다. 대신 아웃렛몰들이 대도시에서 중소도시까지 매장을 계속 늘려가고 있어 유통업계의 흐름이 되고 있다. 특히 대도시 재개발을 중심으로 대형 유통점이 연일 오픈하고 있고 이들은 대부분 아웃렛을 표방하고 있다. 이들 대형 아웃렛들은 초저가 상품을 요구하고 있고 나름대로의 마케팅 노하우로 백화점과 경쟁하면서 패션유통을 주도하고 있다. 대형 아웃렛몰의 패션유통은 당분간 대세를 이어갈 것이다. 셋째는 저가의 패션상품 개발이 가능해지고 있다. 그 동안 중국·베트남 등 한국의 기술자들이 진출해 기술지도를 해온 데 영향받아 염가의 해외 소싱 능력이 높아진데다 제품력도 많이 좋아졌다. 중국산의 원단이나 부자재 등 소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저가이면서 양질의 소재생산이 가능해진 것이다. 중국 등의 해외 소싱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메이드 인 차이나’ 등 후진국 라벨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도 줄어들었다. 이제 더욱 생산가를 낮출 수 있는 요인이 생겨나고 있다. 북한의 개방이다. 북한의 OEM생산은 내왕이나 통신의 불편에도 우리에게 유리한 점이 매우 많다. 민족 내부거래로 규정, 관세를 물지 않아도 되고 라벨에 ‘Made in KOREA’를 그대로 사용할 수가 있다. 북한 노동자들의 인건비는 중국에 비해 1/10 수준이다. 넷째는 무엇보다 패션업계의 이익률 감소이다. 그 동안 패션업계는 장기불황에 따른 매출감소에다 원부자재 값, 인건비 등 관리비의 상승으로 이중고를 겪어왔다. 백화점은 고육지책으로 수수료를 계속 인상해 이미 37%를 넘어섰고 조만간 40%에 이를 전망이다. 게다가 해외 브랜드들의 한국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고 백화점들이 멀티숍개념의 매장 대형화를 이루면서 패션업체들의 개발 스타일 수 증가를 요구하고 있다. 이제 패션업계가 연 2∼3%의 순이익을 남기기가 쉽지 않아졌다. 결론적으로 이 같은 시장환경 변화가 저가경쟁이라는 새로운 양상의 패션유통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크게 보아 이러한 저가경쟁은 국민의 소비 건전화 측면이나 패션업계의 이익구조 개선 면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저가경쟁이 국내 패션 생산기반을 송두리째 중국·북한 ·베트남 등으로 옮기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에는 디자인실만 있고 생산은 없는, 즉 머리만 있고 몸통이 없는 기형적 패션산업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정책 당국자의 몫이다. 또 과도한 저가경쟁이 또 다른 업계의 부도 도미노로 이어질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 일시에 같은 방향으로 내닫는 경쟁자가 많아지면 희생자도 그만큼 많아지게 마련이다. 한정된 소비자에 과도한 공급경쟁은 업계의 제살 깎아먹기로 이어져 부도업체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격변기에 패션계가 유념해야 할 일은 일시적으로 많은 이익을 챙기거나 당장의 어려움을 모면하려는 자세가 아니라 자신의 브랜드 콘셉트를 지키면서 오래 살아 남는 기업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