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의 얼굴은 하루에 다섯 번 바뀐다고 한다. 오후와 주말, 명동에 나가면 수많은 사람의 물결이 출렁인다. 시작도 끝도 없이 몰려다니는 사람들을 보면서 ‘명동에 매장을 내면 돈 벌겠다’는 생각을 안 해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실제로 매장을 내 ‘우리 브랜드도 명동시대를 열었다’고 요란하게 오픈 행사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명동에 사무실을 가지고 활동한 지 20년. 시대에 따라 많이도 변하는 명동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1시간 이내에 다 돌아볼 수 있고, 갈 때마다 어딘가는 변해 있는 모습과, 맛있는 음식을 큰 돈 들이지 않고 먹을 수 있어 좋고, 사람 구경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동의 변화는 시대에 따라 바뀌고 있다. 중앙로만 보아도 얼마 전까지 구두 매장 중심이었던 것이 지금은 스포츠와 각종 캐주얼 매장으로 바뀌었다. 시대에 따라 명동을 찾는 소비자들도 바뀌고, 매장들도 그들이 좋아하는 업종과 브랜드로 바뀐다. 더불어 변한 것은 매장 입구의 계단이 없거나 낮아진 현상이다.
명동의 지형은 을지로 쪽보다 퇴계로 쪽이 높아 비만 오면 빗물이 시냇물처럼 매장에 흘러드니 대부분 매장 입구를 높였다. 이런 매장들이 바닥을 파내어(명동의 건물은 오래되어 대부분 지하실이 없어 가능함) 낮추고 계단을 없애거나 낮게 만들었다. 명동 한가운데 있는 백화점 역시 오픈 당시에는 계단이 3개 있었다. 처음에는 관심 없다가 몇 년이 지나고 보니 백화점 앞을 지나는 사람들은 많은데 백화점에 들어오는 숫자는 점점 줄어들어 알아보니 원인은 계단에 있었다. 계단이라는 것이 암암리에 사람의 출입을 불편하게 한다는 판단하에 계단을 깎아 없애기로 했다. 장사 안 되기로 소문난 건물에 대형 매장이 들어서면서 1층 바닥을 파내어 계단을 없앴다.
사람들은 복잡한 것보다는 쉽고 편한 것을 좋아해 계단이 있으면 들어가지 않는다. ‘한두 계단 오르는 것이 뭐 그리 어렵다고…’ 할 수 있으나 그 사소한 요소 하나도 그들을 불편하게 해 판매에 영향을 주므로 비가 오면 매장 안으로 물이 들어오는 것을 감수하고라도 계단을 없애거나 경사로를 만든다.
매장의 장소와 위치, 구조는 상품의 좋고 나쁨 이전에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다. 특히 구조는 일반적인 사고와 다른, 고객의 심리를 파악해 반영해야 한다. 여러 가지 방법을 고려해도 2층에 올라가지 않는 고객들, 입구의 문이 작거나 닫혀 있는 매장에 잘 들어가지 않는 것은 가볍게 넘기기에는 판매에 많은 영향을 주는 요소이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그곳에 길을 내기보다는 못 가도록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는 소비자 중심이라는 말을 자주한다. 그러나 매장의 구조나 인테리어 등이 소비자보다는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편의로 되어 있지는 않은지,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겠다.
임상민(De&Co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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