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부터 이마에 나기 시작한 오돌도돌한 종기 따위의 것이 ‘성인 여드름’으로 판정 받았다. 취재 차 들른 모 클리닉의 N 원장이 내 이마를 습격한(?) 종기들의 실체를 스트레스성 여드름 혹은 성인 여드름이라 규정짓고 ‘연고 바르면 금방 낫는다’고 넘겼다. 이후 ‘곧 낫겠지’라는 위로의 마음 반, ‘왜 안 낫지’라는 불안한 마음 반으로 내 이마를 걱정했다.
결국 지난 호에 기사를 위해 도움말을 얻었던 A 피부과의 J 원장을 다시 찾았다. J 원장의의견은 조금 달랐다. 그는 성인 여드름은 치료와 관리가 중요하고 무엇보다 치료 후 자국이 남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치료’를 겸한 ‘관리’를 권했다. 내 이마의 상태를 보이고, 약이나 연고를 처방 받고 주사 한 방이면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던 치료와는 달리 한 번 받는데 십 만원이 넘는 관리를 조언했다. J 원장이 추천한 횟수는 4~5회 정도. ‘글쎄요’라고 주저한 후 병원을 나왔다.
‘관리’에 대한 적극적 조언은 피부뿐이 아니다. 에스테틱을 비롯한 한의원까지 이 대열에 가세했다.
H 한의원은 지방을 분해시키는 간 해독을 통해 다이어트를 촉진시킨다는 요법을 제안하고 있다. 실제 체험실에 들어가보면 청국장 냄새가 가득하고 발효된 갈색의 쌀겨가 40도를 넘는 열을 발산해 땀이 절로 난다. 15분 정도 독소를 배출하고 샤워 후 복부 마사지로 지방을 분해한다. 하지만 이 같은 과정 역시 10번은 반복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D 클리닉의 ‘카이로 프렉틱’은 물리 치료를 통해 밸런스가 깨진 체형을 교정해 소화 기관과 원활한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킨다. 이것 역시 10번이다.
지금껏 소개한 ‘뷰티를 빚어내는 공간들’이 제안하는 10번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평균 기백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A 피부과는 지난 해 늦가을부터 시술을 시작해 현재 100명이 훌쩍 넘는 회원이 관리를 받았으며 D 한의원은 출산한 산모들이 다이어트를 위해 많이 찾는다고 한다.
강남 일대에 피부과, 에스테틱, 관리실들이 성행하는 이유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뷰티’를 찾아 몸부림 치는 이들이 있는 곳이라는 어디든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는 셈이다. 이들은 뷰티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날씬한 몸, 고운 피부를 향한 끝없는 도전은 계속되기 때문이다. 그들이 지불하는 방법이 어찌됐든 고가에도 불구하고 서슴지 않고 주머니를 열수 있는 ‘있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함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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