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리바이스 진을 입고 싶어 그야말로 환장(?)을 한 적이 있다.
의례 캠퍼스 룩으로 연상되는 70년대의 통기타와 청바지가 80년대에 대학을 다니고 있는 필자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던 셈이다.
어쨌든 필자는 견장이 달린 군복을 벤치마킹한 밀리터리 재킷에 리바이스 청바지를 입고 강의실과 데모 현장을 뛰어 다녔다. 그리고 외친 구호가 ‘군부 독재 타도, 미제 축출’이었으니 20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러니컬이라는 단어로 밖에는 표현이 되지 않는다. 왜 그랬냐고 묻는다면 그땐 그래야 했었다. 그게 상식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어쨌든 청바지는 이제는 면 바지만큼이나 일반적인 아이템이 되어 버렸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온?오프라인 통틀어 최고로 많이 팔리는 단일 아이템을 들라면 청바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이제 청바지는 더 이상 평범한 옷이 아니다. 노동자의 작업복으로 시작된 출생(?)의 비밀은 이미 사문화되었고, 기성 세대와 신세대, 지구촌을 잇는 매개체로서 그 위력을 발휘할 정도로 여전히 젊음의 상징이며 성적 매력 또한 넘친다. 오죽하면 80년대의 아이콘 부룩 쉴즈의 ‘나와 청바지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어요’라는 카피로 유명한 캘빈 클라인의 광고가 요즘 리바이벌 될까.
이제 청바지를 단지 캐주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노동자들의 작업복에서 패션으로 화려하게 비상한 것이다.
때로는 타이트하게 때로는 헐렁하게 입는 스타일은 변했지만, 믹스&매치의 영향으로 청바지는 여성들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아이템이 되었다. 오죽하면 <청바지 돌려입기>라는 영화가 나왔을까.
이제 청바지에 섹시하게 가슴이 파인 실크 블라우스나 탱크탑을 입고 여기에 하이힐을 갖춰 신으면 바로 섹시미의 베이식을 연출할 수 있다. 게다가 체형 보완 및 시각적인 다이어트 효과까지 있으니 여성들에게 청바지는 패션 이상의 자신감을 선물하는 셈이다.
필자 역시 최근 「도크」라는 브랜드의 캐주얼한 청바지를 두벌 구매했는데 입을 때 마다 젊음이 느껴지는 듯 하다.
보통 요즘 유행하는 믹스&매치에서 청바지의 200% 활용법은 상의와 소품을 어떻게 갖춰 입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의 체형에 맞는 청바지 한 벌만 갖춰 입어도 다리가 길어 보이고 엉덩이를 업 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청바지에 대한 애정이 식어 간다. 바로 배가 나오고 체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요즘처럼 와이드한 일자형 청바지가 유행할 때는 다행이지만,스키니 진이 유행할 땐 나온 배와 허벅지가 그저 원망스러웠을 것이다.
더구나 30대에 들어서면 청바지 입기를 꺼린다. 남의 눈을 의식한 체면치레한 너무 캐주얼하고 영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청바지 입기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몸에 옷을 맞추지 말고, 옷에 몸을 맞추더라도 청바지를 입는 동안 마음은 청춘이기 때문이다.
S 라인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처럼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옷에 몸을 맞춘 타이트(?)한 청바지를 입어 보도록 하자.
청바지의 클래식 「리바이스」의 창립자 리바이 스트라우스가 진을 창조한 지 벌써 150년이 지났다.
이제 청바지는 중국에서 생산해 유럽에서 팔리는 초저가의 청바지부터 다이아몬드로 포켓을 장식하는 럭셔리 프리미엄 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격대와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노동자와 젊은 지식인들의 유니폼에서 할리우드 스타들의 유니폼이 되어버린 지금 ‘청바지는 편하게 입는 옷’이라는 공식을 깨고 이제 ‘젊음’과 ‘자유’라는 아이콘에 ‘고급스러움’이라는 날개를 추가했다. 우리가 세기를 초월해 청바지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제 당당하게 청바지를 즐기자. 20대 젊은이들처럼 스키니 진에 맞춰서 더 작은 속옷을 갖춰 입을 필요도 없고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려고 하이힐로 발을 고문할 필요는 없다. 업그레이드된 청바지는 웬만한 신체적인 결함을 보완해 주는 매직 같은 존재다. 청바지를 입고 성근 니트로 만든 긴 스웨터를 입으면 나온 배가 커버된다. 아니면 레이어드룩이나 밀리터리룩을 연출해 보자.
이제 청바지는 혼자로서의 의미를 가질 때의 캐주얼하고 활동적인 진이 아니라 ‘멋내기’를 액세서리와 같은 존재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청바지를 정장처럼 입으려면 공식이 있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프리미엄 진’에 튀는(?) 티셔츠와 재킷과 함께 입고 외출하면 그것이 바로 요즘 유행하는 디스퀘어드식 스타일링 법이다.
유재부 편집장·상명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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