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品에 대한 진정한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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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5 오전 10:18:50

명품(名品)이란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 보았더니 ‘훌륭하여 이름이 난 물품이나 작품’으로, 한영사전에는‘a fine article; gem’이라고 나와 있더군요. 명품이란 그 희소성으로 인해 빛을 발하는 최고의 제품에 붙는 호칭인 셈이죠. 따라서 「샤넬」이나 「루이비통」같은 하이앤드 (High-end)브랜드를 유독 우리 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 사치품(Luxury Goods)으로 부르는 것은 명품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겠지요. 아마 그 원인은 갤러리아 ‘명품관’이 아닐까 합니다. 국내 내셔널 브랜드를 주로 모아 놓은 곳은 ‘생활관’이라 부르다 보니 고가 사치 수입 브랜드를 모아 놓은 곳은 어쩔 수 없이 ‘명품관’으로 이름 지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소위 말해 최초의 ‘패션 사치관’이 생긴 셈이죠. 소위 70년대만 해도 섬유는 수출산업, 패션은 사치 산업으로 취급을 당해 세무조사(?)에서 우리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많은 불이익을 당했으니까요. 결국 갤러리아가 선택한 대로 ‘생활관’은 국내 브랜드들의 종합선물세트로, ‘명품관’은 수입 브랜드의 종합선물세트로 인식되어 모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명품관이 입점하는 것이 뉴스가 될 정도였습니다. 결국 백화점 공화국인 우리나라에서 갤러리아의 작명은 ‘수입 브랜드=명품’이라는 공식을 만드는데 조력한 셈이 되었습니다. 어쨌든 IMF 파동 때도 일부 수입 브랜드와 갤러리아 명품관의 매출이 별로 타격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수입업체들은 표정 관리 하느라 어려움을 겪었다는 소식을 간간히 듣던 90년대 말이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눈치를 보던 다른 백화점도 수입 브랜드 유치에 올인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그 조건이야 예상대로 내셔널 브랜드의 입점 조건과는 차이가 컸습니다. 심지어 모 수입 브랜드는 최고의 자리에 배정을 해주면서 인테리어 비용까지 백화점이 모두 부담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러한 수입 브랜드, 소위 사치(Luxury) 수입 브랜드 유치는 관행이 되어 현재의 롯데와 신세계의 고급화 전략의 뿌리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 명품에 대한 개념을 다시 정립해야 할 때입니다. ‘명품’이라는 작위는 KS마크 처럼 검증된 최고의 제품에만 주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입 사치품=명품’이라는 공식이 상식으로 통하는 이상 세계적인 명품을 꿈꾸는 국내 패션계에는 절망만이 남기 때문입니다. 애니콜 핸드폰이 해외에서 명품으로 불리는 반면 생긴지 얼마 안된 검증 안된 스위스 시계가 언론에 의해 최고급 럭셔리 브랜드로 포장되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고가로 판 사기 사건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지금 같은 ‘수입 브랜드=명품’이라는 불공정 게임 룰에서는 아무리 국내 브랜드가 용을 써도 명품이 될 수는 없습니다. 명품 리스트에 오르는 유일한 방법은 ‘메이드인코리아’가 아닌 ‘메이드인이탈리아’나 ‘메이드인프랑스’를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 역시도 한미FTA를 비롯한 국가간 자유무역협정이 많아지면 어림도 없는 소리가 되는 셈이지요. 수입 브랜드가 국내에 개방된 지도 10년이 넘었습니다. 물론 명품이라 불리는 수입 브랜드 중에 그러한 이름에 걸 맞는 품질과 역사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도 많습니다. 클래식의 대명사인 「버버리」 트렌치 코트나 「루이비통」 여행백 등이 그 대표적이지요. 다만 외국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인해 국내 브랜드 보다 너무 후한 점수를 받는 것이 문제지요. 경력이나 품질이 현격히 떨어지는데도 말입니다. 이제 마켓 쉐어 구분부터 제대로 해야합니다. 「샤넬」이나 「루이비통」같은 고가 수입 브랜드는 수입 하이엔드(High-end) 브랜드로, 매스밸류인 「자라」나 「H&M」과 같은 브랜드들은 수입 하이스트리트 브랜드로 이름을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요. 지난 10년동안 들어올 수 있는 수입 브랜드는 라이선스를 포함해 하이엔드 브랜드는 모두 들어왔고, 이제 하이 스트리트 브랜드의 공세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전 하이엔드 브랜드들은 ‘명품’이라는 후광에 힘입어 손쉽게 부를 축적하고 다국적 기업으로 부상하는데 아시아 시장을 교두보로 삼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우리가 열병처럼 ‘명품 신드롬’에 빠져있는 사이 자동차와 반도체로 어렵게 벌어들인 외화는 다시금 해외로 빠져나갔고 덕분에 우리 브랜드는 ‘2류 브랜드’ 내지는 ‘카피 브랜드’로 설움을 당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자승자박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입니다. 이제 자유무역시대입니다. 우리도 우리의 패션을 당당하게 해외에 팔 수 있는 자주 패션의 기틀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명품이라는 단어를 쓸 때 언론이나 패션업체들은 신중해야 할 것입니다. 진정 명품의 조건을 갖춘 제품인지 아닌지를 가리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지만 스스로 생산하고 소비하는

유재부 본지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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