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에서 배우는 패션 기업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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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7 오전 11:52:04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또 사람이 사는 근본원리는 어느 곳에서나 적용된다고 한다. 언젠가 모 기자가 성철 스님을 찾아갔을 때 절 입구의 가파른 계단을 보고 “스님, 계단 오르내리기가 힘드시지 않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아니야, 오를 땐 조금 힘들고 내려갈 땐 덜 힘들어” 하고 평범한 대답을 했다. 이를 두고 기자는 “순리를 따르면(계단을 내려가는 것) 모든 것이 쉽고 순리를 거스르면(올라가는 것) 어려워진다”고 해석했다. 점차 어려워지는 기업환경 속에서 하루를 버티기 힘든 요즘, 우리는 어디에서 우리의 생존전략을 찾아야 할까? 이 해답을 역사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한다. 요즘 역사드라마가 인기다. <불멸의 이순신>, 얼마 전 종영한 <해신>이 인기를 끌었고 동아일보의 ‘큰 바람불고…’(이문열 작)도 인기다. 이들 드라마나 연재물에서 나타나는 주인공의 모습은 시대와 상황이 다르지만 비슷한 점이 많다. 우선 이들은 뼈저린 실패를 경험하고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계속 가는 사람들이다. 이순신 장군은 북방의 오랑캐를 맞아 녹둔도 전투에서 패전한 쓰라린 경험에서 ‘다시는 패배하지 않을’ 결심을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해신 장보고 장군 역시 당나라에 노예로 팔려가 검투사 등 생사를 오가는 상황에서 살아 남았으며 초·한 싸움에서 한나라 임금인 유방 역시 팽성전투에서 초패왕에게 철저히 패전하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 기업경영도 만난을 넘어 최후에 살아 남아야 할 것이다. 둘째, 정도를 지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고 이 신념을 한시도 잊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순신 장군이 오로지 군인으로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주변의 비난이나 협박, 회유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나 장보고 장군이 자신의 이상향인 청해진을 지키기 위해 중앙정부의 출세를 마다하고 자신의 삶에 충실한 모습 등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들의 움직임은 진중하여 확신이 서지 않는 일에는 나서지 않는다. 우리나라 최고 재벌을 이룬 이병철 회장은 자녀들에게 ‘정치와의 거리’를 강조했고 명문가 경주 최씨의 유훈은 ‘진사 이상 벼슬을 하지 말 것’을 가르치고 있다. 기업가는 오로지 자신의 기업경영에 전력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셋째, 좋은 참모들을 옆에 두고 있으며 이들을 아끼고 수시로 조언을 듣는다. 사람은 누구나 허물이 있게 마련이며 능력이 부족한 면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순신 장군이 참모들에게 때로는 준엄하지만 어떠한 극한 상황에서도 그들을 버리지 않고 감싸는 과정에서 강력한 군대를 만들고 있다. 한나라 왕 유방은 그가 천하를 통일한 뒤 자신이 병략이나 세상을 보는 눈이 약했음에도 천자가 된 이유에 대해 “전략은 장자방에 의지했고 군사는 한신에게 맡겼으며 재물의 관리는 소하의 의견을 따랐다”고 술회했다. 적재적소에 인재를 가려 쓰되 작은 허물로 쉽게 참모를 내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가르친다. 넷째, 기술개발과 조직의 훈련이 승패의 관건이다. 이순신 장군이 강력한 왜군을 맞아 23전23승의 신화적 승전을 세울 수 있었던 것도 결국은 우수한 화포와 지형에 적합한 함선의 건조에 있었다. 이순신 장군은 이 같은 전투장비를 갖추는 데 혼신의 힘을 쏟았다. 장보고 장군 역시 역풍을 타고 항해가 가능한 배를 만드는가 하면 일본과 당나라를 오갈 수 있는 우수한 항해 능력을 갖추는 데 진력했다. 이들 역사 속의 영웅들은 끝없는 신무기 개발과 쉼없는 훈련, 그리고 작전점검으로 승률을 높이고 실패를 최소화시킬 수 있었다. 이는 지도자의 근면함이 바탕이 돼야 한다. 모 패션 기업의 회장은 매일 출근해 회사 구석구석을 한 바퀴 도는데, ‘자신의 기를 받아야 회사가 활력이 돋는다’고 믿기 때문이란다. 미국에서 발표된 한 보고서에는 ‘뛰어난 1등 사원보다는 2등 사원’을 호평한 적이 있다. 머리가 명석하고 재주가 뛰어난 사원은 기업의 사정이 어려워지자 모두 회사를 떠났지만 좀 아둔한 2등 사원들은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회사를 지켜내 결국 그들이 회사의 진정한 주인들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지금 우리 패션 기업의 경영자들은 현재의 위기를 탈출시켜 줄 재주가 뛰어난 사원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지 말고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다소 부족해 보이는 사원들을 감싸안고 기술과 제품개발에 힘쓰며 포기하지 않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반드시 성공이라는 좋은 기회는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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