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벌 신사 원조는 주몽 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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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9 오전 11:19:51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재미 중 하나가 바로 시대를 반영한 의상을 통해 그 시대로 가상의 여행을 떠나는것이다. 몇 해전 대종상에서 의상상을 받은 디자이너 정구호의 작품 <스캔들>의 경우, 백자 같은 흰색으로 고정화 되어 있는 조선의 이미지를 화려한 컬러로 변주해 눈길을 끌었다. 적어도 그가 보는 우리의 조선 후기는 서양의 빅토리안 시대와 겹쳐졌기 때문이다. 어쨌든 의상과 메이크업 등 화려한 한복의 외출은 ‘백의 민족은 흰색 옷을 선호한다’는 선입견을 깨기에 충분했다. 허리를 가늘게 꽉 조인 뷔스티에 스커트 안에 겹겹이 속치마(퍼팅게일)를 입어 몸의 곡선을 과장한 영화 <엘리자베스>의 의상은 르네상스의 아이콘으로 의미를 갖고 있다. 이 영화 외에도 15세기 영국 왕실 패션의 진수를 보여준 <헨리 5세>, 17세기 파리의 패션을 선보인 <시라노>, 19세기 뉴욕의 패션을 보여주는 <순수의 시대>, 17세기의 영국의 모습을 보여주는 <레스토레이션>, 16세기 영국 패션을 보여주는 <셰익스피어인러브>, 더 나아가 2세기 로마의 패션을 보여주는 <글래디이에이터>까지 영화는 단지 스토리만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코스튬, 즉 의상이라는 화두로 세계 패션사를 알려 준다. 물론 영화 의상이 단지 시대 반영이나 미학적 가치로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주인공의 캐릭터를 반영해야 하는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필자가 시청한 BBC 제작의 TV 시리즈 <롬(Rome)>의 코스튬 역할은 배우들의 캐릭터 이상의 역할을 했다. 로마 시대의 패션은 극적인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따라서 많은 영화들이 로마를 소재로 삼는다. 물론 시저와 클레오파트라가 그 중심에 있지만 말이다. 다양한 인종과 계층의 패션이 등장하는 <롬>은 한편의 중세 패션 교과서를 보는 듯 했다. 전쟁 때와 일상 생활, 잠 잘 때, 파티를 즐길 때, 회의를 할 때, 시시각각으로 옷이 변하는 코스튬 드라마의 진수를 보면서 아마도 TPO 개념은 중세 패션에서 시작되지 않았나 하는 나름의 추론도 해보았다. 액세서리와 헤어스타일, 그리고 건축과 인테리어, 생활 용품까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를 여행하는 듯한 즐거움에 12편의 드라마를 단숨에 보고 나니 왠지 모를 허무함이 밀어 닥쳤다. 바로 얼마 전 끝난 <주몽>에 대한 ‘빈곤함의 추억’ 때문이다. 위대한 고구려의 탄생을 다룬 <주몽>의 코스튬은 오히려 거대 제국 고구려를 한낱 아프리카의 부족(?) 수준으로 전락시키는 스케일 때문에 이미 드라마 <조선왕조 5백년>에서 경험한 궁중 비사 이상을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어린 아이부터 어른까지 함께 보아야 하는 가족 드라마의 한계상(드라마 <롬>은 19세 이상 시청가)가 있었더라도 적어도 왕족의 의상이 너무 단조롭고 천편일률적이었다. 아무리 삼족오 문양이 트레이드 마크라고해도 왕과 신하, 병사에 이르기까지 모두 삼족오 프린트를 사용한 것은 다소 오버라는 생각이다. 적어도 고구려 시대엔 유행이니 대량 생산이니 하는 개념이 없었을 것이고, 왕이 신처럼 떠받드는 삼족오 이미지를 남발한 것 또한 앞뒤가 맞지 않는다. 또 하나, 주인공인 주몽을 볼 때마다 연상되는 것은, 고만고만한 디자인 변화에 매주 비슷한 옷을 입고 나오는 ‘단벌 신사’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는 것이었다. 이미 고구려 시대부터 철제 칼처럼 옷도 대량 생산했는지 모르지만, 칼을 만드는 노력만큼이나 코스튬 복원에 노력을 기울였다면 좀더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을 것이다. 영화 <롬>의 경우, 고구려와 비슷한 시기였지만 그리스와 로마, 유대, 애굽(이집트)의 의상을 아주 디테일하게 보여준다. <주몽>의 전투 장면에서는 누가 부여군이고 누가 졸본군이며, 한나라군인지 알 수가 없다. 단벌 군복에 같은 머리띠를 계속 착용한다. 제발 전투복과 평상복의 구별이 있어야 할 것 같고, 소위 평민으로 불리는 민초들의 의상도 좀 더 꼼꼼한 고증이 있어야 했다. 그래도 사람이 사는 세상인데 마치 군대 유니폼처럼 같은 디자인의 옷을 입은 듯한 평민들의 모습도 옥의 티다. 로마가 이탈리아의 문화 유산인 것처럼, 고구려 또한 한류의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 고구려가 중국의 소수 부족이었다는 중국의 입을 막기 위해서라도 코스튬 드라마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있어야 했을 것이다. 중국의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그를 한국화시켜 일본에 전달해준 우리의 문화 수준을 볼 때 분명 고구려만의 코스튬이 있었을 것이다. 로마에 뒤지지 않는 위대한 고구려 문화의 전투 장면을 동네 아이들 전쟁 놀이 수준으로 축소한 것은, 스펙타클한 로마 드라마를 본 필자에게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적어도 고구려 시대의 전투 신이라면 좀 CG를 써서라도 <반지의 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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