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대책, 기우제 밖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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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6 오후 2:34:23

패션업체에게 여름은 비수기다. 여름에는 한 달 여에 걸친 장마철까지 있다. 이 기간 패션업체는 ‘매출과는 담을 쌓고 지낸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기상청 예보에 의하면 올해도 6월말 제주도를 시작으로 장마철에 들어간다고 한다. 이번 장마기간에도 3∼4번 정도 태풍이 있을 예정이고, 내달 중순경 끝날 것이라 한다. 패션업체 중 장마철에 대비해 전략을 세우고 있는 업체는 얼마나 될까? 기자가 몇몇 업체를 조사했지만 장마철에 대비한 전략을 세운 패션업체는 거의 없었다. 기상청의 일자별 예보를 받아 물량 계획을 조정하는 업체가 일부 있을 뿐이다. 모 업체 본부장은 “장마철 대책이 뭐 있나요. 그저 하늘에 비는 수밖에 없죠”라며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당하는 것이 장마잖아요”라고 말했다. 정말 그럴까? 물론 장마철 소비자들의 옷 구매 욕구는 급격히 떨어진다. 필요를 못 느끼기에 당연히 매기가 꺾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장마철이라고 일주일 내내 비가 오는 것은 아니다. 비가 오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 상품과 물량 전략을 달리해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흔히 장마철 비가 오더라도 주말에 비가 안 오면 된다고 한다. 주말과 평일 매기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평일 구매를 자극하는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를 끌어 들일 수 있지 않을까? 주말에 비가 올까 안 올까 앉아서 조마조마하는 것보다 이것이 백배는 나을 듯싶다. 광고도 그렇다. 여름에는 당연히 장렬한 태양과 해변이 나와야만 하는 건가. 왜 빗속을 거닐거나 비 내리는 풍경을 배경으로 한 광고는 없을까? 언제부터인가 패션업체 관계자로부터 패션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행태가 바꿨다는 소리를 자주 듣게 된다. 소비자들이 ‘닥쳐야 산다’는 것도 그 중 하나다.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나 상품을 기다렸다가, 출시하기가 무섭게 사서는 그 옷을 입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곤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고 날씨가 더워야 반팔을 사고, 추워야 두꺼운 외투를 구입한다는 것이다. 이 말이 맞다면 비가 오면 비옷을 산다는 말 아닌가. 또 비에 걸 맞는 옷이 있다면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기자의 이 같은 생각들이 현실성 없는 아이디어인지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어떤 것이건 손 놓고 하늘만 쳐다보고 있는 것보다는 현명하다는 생각이다. 이제는 과거와 달리 패션시장도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때문에 성수기에만 의존해선 성장할 수 없다. 비수기에 매기를 끌어내는 업체나 브랜드가 있다면 그만큼 성장하는 것이다. 가두상권 경기가 상당히 위축돼 있다. 월 매출 1∼2억원을 우습게 넘기던 매장들이 3분에 1도 안 나오는 곳이 부지기수다. 이런 와중에 백화점들은 내달 초부터 정기세일에 들어간다고 한다. 장마철에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백화점에서 공격적인 판촉까지 한다니, 가두점은 업친데 덮친 격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패션업체 본사는 올해도 뚜렷한 장마철 대책은 없다. 매년 그렇듯 올해도 여전히 하늘에 대고 빌라고만 한다.

박찬승 수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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