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스커트 미학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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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6 오후 2:33:00

올 여름 여성 패션의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페미닌’과 ‘섹시’다. 다소 이질적인 이 두 패션 키워드는 요즘 할리우드발 유행통신인 히피 풍 보호(BOHO)룩에서 절묘한 믹스&매치를 이룬다. 그럼 이 두 패션 키워드를 한눈에 볼 순 없을까? 물론 있다. 바로 페미니니티의 상징, 스커트다. 스커트는 여성의 상징이다. 화장실 표시조차 스커트는 여성의 고유 기호다. 남자들이 스커트를 입었다고 하지만 아주 오래전 옛날 얘기다. 만약 요즘 시대에 남자가 스커트를 입고 다닌다면 동성은 물론 이성들조차 구토증세(?)를 일으킬 것이다. 그만큼 스커트가 여성 전용이라는 사회적 묵계는 굳건해 보인다. 필자의 사춘기인 중학교 시절에 각인된 고등학교 누나들의 교복은 가슴 떨리는 몽타주였다. 특히 짝사랑했던 선도부 누나의 검정 스커트 아래 보이는 하얀 다리는 늘 나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검은색 스커트와 조화를 이루는 하얀 다리는 적어도 내가 사춘기에 느낀 섹시미의 절정이었다. 보통 남자 아이들처럼 나 역시 ‘치마는 여자 옷’이라는 생각을 주입받았다. 이성에 대한 감정이 싹트면서 치마 입는 여자들만 보면 가슴이 설렌다. 결국 좋아하는 마음은 ‘아이스께끼’라 불리는 여자 아이들의 치마 들추기로 연결되었다. 남성중심사회에서 고추를 드러내 놓고 실례하는 남자 아이들과 달리 여자 아이들은 은폐된 곳에서 실례를 하도록 교육받았기에 치마 속을 남자에게 보여주는 것은 일종의 치욕이었다. 그런 여성의 아킬레스건인 스커트를 들추어 이성의 관심을 끌려고 했던 어릴 적 행위는 ‘속물 근성’의 시작이었던 셈이다. 사춘기 시절, 이성에 대한 관심 루트는 자연스럽게 누나나 선생님으로 바뀌었다. 동년배 여자 아이들이 남자 아이들을 아이 취급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여드름투성이 남학생의 짝사랑은 시작되고, 거울을 이용하거나 우연을 가장한 계단 따라 오르기를 통해 ‘스커트 밑 구경하기’라는 극단적 호기심으로 확대되기도 하지만 결국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으로 남는다. 대학에 들어가서 만난 스커트는 성적 매력을 풍기는 매개체로 작용했다. 즉, 바지를 입은 여자보다 스커트 입은 여자에게 더 마음이 끌렸다. 이유는 섹시함과 여성스러움이라는 이미지 때문이었다. 이때부터 ‘순결’이라는 마지노선을 긋고, 스커트는 남자 아이들의 공격으로부터 여자 아이들이 지켜야 할 최후의 보루로서 화성 남자와 금성 여자의 끝없는 함락과 수성의 ‘100년 전쟁’이 시작된다. 언제부터 스커트는 여성 전유물이 되었을까. 정확한 학설은 없지만 남자들이 바지를 입으면서 스커트가 여성용이 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팬츠보다 스커트를 만들기 쉬웠기에 초기에는 남녀 공히 스커트를 입었지만 중세 이후 몽고를 비롯한 기마민족이 즐겨 입던 팬츠가 유럽으로 전파되었고 남자는 팬츠, 여성은 스커트라는 스타일 룰이 결정된 것이다. 이후 가사노동을 강요받은 여성들은 활동성이 떨어지는 부풀어오르는 스커트 입기를 강요당했다. 그러나 프랑스혁명 이후 여자들은 조심스럽게 바지를 입게 되었고, 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전쟁터로 나간 남자들의 노동력을 대신한 여성들은 스커트를 벗어던지고 실용적인 작업복과 바지를 입게 되었다. 이것이 커리어 우먼의 팬츠 수트로 발전한 것이다. 한편 여성억압의 상징이던 스커트를 벗어던지고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팬츠를 택했던 여성들은 1960년대 들어 런던 디자이너 마리 콴트가 만든 미니 스커트에 열광하게 된다. 바로 ‘자유’의 표현이었다.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기존 사회에 저항하는 여성들의 억눌려 있던 욕구가 ‘미니 스커트’라는 포장으로 남성중심사회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남성 중심의 사회는 이에 대해 여론과 미풍양속을 들먹이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20세기의 여성들은 더 이상 무조건적인 순종을 강요당하던 19세기의 여성들이 아니었다. 스커트를 통한 노출 패션의 유행은 단순히 덥다는 계절적인 의미보다는 사회적인 의미가 더 강하다. 불황일수록 여성들의 패션은 대담하고 화려해진다. 즉, 불황으로 우울한 감정을 노출과 화려한 컬러로 달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물론 그 중에는 평범함을 거부하는 ‘튀어보기’ 심리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연예인들이 주도하는 ‘쭉쭉 빵빵’ 패션 코드도 여성들의 헬스와 다이어트, 성형을 강요하고, 이는 스커트 입기를 통해 검증되는 것이다. 여성의 스커트 입기와 노출에 대한 집착은 정신분석학적으로 지극히 정상이라고 한다. 꼭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성적 의미보다 자신의 몸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자기애와 자신의 아름다움을 남에게 드러내 인정받고 싶은 자기만족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 여성이 섹시한 스커트를 입었다고 해서 남성들이 오버할 필요는 없는 듯하다. 스커트는 길이와 디테일에 따라 다양한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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