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초현대식 백화점으로 오픈을 앞두고 있는 신세계 본점과 라이벌인 롯데백화점의 불꽃 튀는 승부가 가시화되면서 패션업체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입장에 빠져 있다.
신세계가 숙원 사업이던 백화점 부문 본점 신증축 공사 완공과 함께 대규모 MD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롯데측의 불이익을 우려한 각 패션업체가 신세계의 입점 요구를 받아들여야 할지 거절해야 할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는 것이다.
패션업체 관계자는 “경쟁관계에 있는 양백화점이 같은 지역 신규 출점 때마다 곤혹을 치르곤 했으나, 이번 명동상권을 둘러싼 신세계와 롯데의 팽팽한 신경전은 패션업체들이 어느 한쪽의 영업을 포기해야 할 극한 상황으로까지 치닫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세계 증축공사 이전에 입점한 브랜드의 경우 다행히 불똥을 비켜갔으나 신규 입점을 계획했거나 입점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롯데의 영업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고, 신세계측 입점 요구를 거절했을 경우 강남점을 포함한 기타 점포 매장 철수라는 강경 카드를 내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 브랜드들은 눈치만 보고 있는 입장이다.
경기불황에 따른 매출부진 으로 가뜩이나 손익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패션업체들은 그나마 대형 백화점 추가 입점을 통해 효율을 개선시키려고 해도 퇴점이나 매장이동 등의 불이익을 우려, 경쟁관계에 있는 백화점에 쉽사리 매장 오픈도 하지 못하게 하는 건 시대를 역행한 처사라고 주장한다.
백화점 유통의 생존과 차별화를 위해 소비자 중심의 PB를 개발하고 상호 공동 노력으로 매출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할 판에 패션업체가 갖고 있는 입점 권리를 전점 철수라는 무기를 가지고 대형 백화점이 좌지우지한다는 것은 결국 장기적으로 상호 발전을 저해하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유통이 패션시장과 소비자의 구매 행태까지 좌우하던 시대는 갔다. 지금은 모든 것을 소비자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소비자의 시대다.
동일 상권에 있는 두 개의 백화점에 동일 브랜드가 입점했을 경우 점당 매출과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입점불가’라는 논제는 ‘소비자 시대’에서는 설득력이 없다. 설령 매출과 효율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그것은 오히려 패션업체 스스로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상호 건전한 경쟁관계를 통해 매출을 극대화시키고 상호 발전을 도모하는 전략이 더 필요할 때다. 엄밀히 말하면 경쟁 점포에 입점하느냐, 안 하느냐의 선택 권한도 패션업체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것이다.
류숙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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