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은 실험실서 해야죠!
가+
가-

2006-02-02 오후 2:58:42

패션 기업 경영자들의 중국 방문이 눈에 띄게 잦아졌다. 웬만큼 중국시장에 관심이 있는 경영자는 한 달이 멀다하고 중국행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중국을 찾는 이유야 각기 다르겠지만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심정은 비슷하리라 생각한다. 최근 기자가 만난 한 중국 전문가는 중국 진출하는 기업과 경영자들을 지켜보면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대부분 기업주들이 처음 중국에 진출할 때는 의욕이 넘친다는 것이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고, 이제 중국시장에 진출하기만 하면 한국시장과는 비교도 안 되는 성장과 성공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 그리고 조금 지나면 약간씩 고개를 가로젓기 시작한다고 한다. 생각보다 매출이 적게 나온다는 말에서부터 수익률이 낮다거나, 또 믿고 맡길 사람이 없다거나, 파트너가 신뢰가 없다거나, 심지어 돈을 벌 수 있는 시장이 아니라는 말까지 서슴없이 꺼낸다. 불과 몇 개월 사이에 현실의 높은 벽을 절감하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중국 전문가로서 그 어떤 기준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 시점에서 대부분 경영자는 방향을 선회하거나 아예 중국사업을 포기한다. 2000년 이후 적지 않은 한국 패션 기업들이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직진출과 라이선스 등 방법의 차이는 있지만 줄잡아 50∼60개 기업이 진출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중국에서 자리잡았다고 얘기할 수 있는 기업은 아쉽게도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그나마 그 기업들도 현재 수익을 높인다기보다는 이제 중국시장에 진입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한 한국 패션 기업 가운데 열에 아홉은 실패했다는 것이다. 실패한 이유야 복합적이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중국시장을 너무 쉽게 봤다는 것이다. 수 천 년을 서로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온 현지 소비자에 대한 조사도 없었고, 유통에 대한 조사나 연구도 없었다. 라이선스 계약을 하더라도 1년에 받는 돈에만 관심이 있었지, 그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패션ㆍ유통사업에 대한 그 기업의 노하우가 어떤지에 대한 자료가 부족했다. 라이선스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B.I와 S.I에서부터 서비스 매뉴얼, 직원교육 매뉴얼, 브랜드의 콘셉트에서부터 상품기획 및 생산에 이르는 전반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데, 이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다. 단지 한국에서처럼 일단 매장을 내고 영업하면서 부족한 것은 보완하겠다는 실험정신에 의존했던 것이다. 말로는 세계의 소비시장이라고 하면서 그 거대 시장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 것이다. 13억 인구의 중국시장을 실험실로 생각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아직도 늦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중국시장 진출에 앞서 현지 소비자에 대한 조사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또 현지의 실력 있는 기업들에 대한 연구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또 한가지 전문인력에 대한 투자도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단순히 중국어 몇 마디 하는 통역이 아닌, 패션산업에 대한 이해와 브랜드 비즈니스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사람을 양성해야 한다.

정인기 차장
ingi@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