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치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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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2 오후 2:57:22

VMD 소품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 가운데 하나가 꽃이다. 꽃을 이용한 VMD는 백화점을 비롯해 고가 수입 브랜드, 여성복, 패션 액세서리 매장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브랜드에서 선보이고 있다. 꽃은 VMD 효과가 좋은 재료이다. 꽃은 누구나 좋아해 시선을 끌 수 있고 다양하게 연출해 보여줄 수 있어 좋다. 파리 출장을 갈 때마다 찾는 부띠끄가 있다. 꽃을 이용한 VMD가 진열된 상품과 조화를 이루고,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마치 예술작품을 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일반적으로 ‘꽃은 아름답다’라는 인식 때문에 어느 꽃이든 잘 어울릴 거라는 생각으로 윈도와 진열장, 마네킹 옆에 놓는다. 그러나 꽃이라고 모두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아니다. 주위 환경과 어울릴 때 아름다운 것이다. 꽃을 이용해 VMD 할 때 진열된 상품의 이미지와 꽃의 느낌이 맞아야 하고, 상품의 색과 꽃의 색이 어울려야 한다. 또 다양한 표정을 가진 꽃이 어떤 위치에 있느냐, 어떻게 있느냐가 고려되지 않은 VMD는 차라리 꽃이 없느니만 못하다. 백화점에 입점한 국내 톱 디자이너의 부띠끄에 귀한 양란 화분이 원피스 드레스를 입혀 놓은 마네킹 앞에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잘 어울리지 않아 숍 매니저를 찾으니 다행히 아는 사람이라 꽃을 다른 곳으로 옮기던가 옷을 바꿔 입혔으면 하고 조언을 했지만 사장인 디자이너가 놓은 것이라 손을 댈 수 없다고 했다. 마네킹에 입혀놓은 옷과 어울리지 않는 화분을 놓은 디자이너의 VMD에 대한 기본 상식이 의심스러웠다. 꽃을 이용해 진열할 때 누구나 오랫동안 시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는다. 요즘엔 만져보아도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정교한 조화(가격이 비싼 것이 흠)와 많이 이용하지 않지만 드라이플라워가 있다. 이러한 소재는 한번 진열하면 오래가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진열한 꽃이 아까워 계절이 바뀔 때까지 그대로 두면 마네킹의 옷을 한 달이 넘도록 바꿔주지 않은 매장처럼 브랜드의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8월 중순이 지나면 새로 출시하는 브랜드의 가두점 오픈이 많을 것이다. 매장 앞에는 이곳 저곳에서 보낸 화환이 줄을 서고, 윈도와 매장 안에는 긴 꼬리표를 단 화분이 놓여 있을 것이다. 보내준 사람들의 정성 때문에 며칠이 지나도록 세워두는 모습을 볼 때마다 고객에게 무엇을 보여주려는 것인지 의심이 간다. 보내준 화환과 화분은 감사인사와 함께 하루만 놓고 치워야 한다. 오가는 사람들에게 꽃을 보여줄 것이 아니라 상품을 보여줘야 한다. 특히 윈도에 화분을 놓아 시선을 빼앗지 말아야 한다. VMD 담당자들은 신규 오픈 매장의 화환과 화분에 대한 관리를 잘해 어수선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임상민(De&Co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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