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류 수출사 1천 개,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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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2 오후 2:54:40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중국에 의류수출 실적이 있는 회사는 966개사에 이른다. 우리가 흔히 중국 진출 브랜드로 알고 있는 30∼40개의 유명 브랜드 정도가 아니다. 유명 브랜드에서 일반인들이 전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무명 브랜드까지 숱한 우리의 패션 브랜드들이 중국에 이미 상륙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중국의 신흥백화점들에 가보면 한국의 패션브랜드를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한 백화점을 들어서면 적게는 4∼5개에서 많게는 10여 개 브랜드 이상을 볼 수 있다. 중국에서 만나는 우리 패션 브랜드는 반갑기도 하고 왠지 모를 우월감과 자부심도 준다. 하지만 중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최고급 백화점의 한국 브랜드는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왜일까? 우리 패션업계의 중국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유명 백화점에서 우리의 브랜드들이 자취를 감추는 것은 이들 유명 백화점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패션브랜드는 90% 이상이 중국 대리상을 통한 단순 수출이다. 물론 한국측에서 인테리어나 코디, VMD 등을 일부 기술지원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미국의 유명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날드와 같은 프랜차이즈 방식은 아니다. 실질적 한국 본사의 통제력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 패션 기업이 중국 진출에서 단순수출 방식을 취하는 데는 ‘리스크’를 안지 않으려는 이유가 가장 크다. 중국에 직접 진출하자니 중국을 잘 알지도 못하고 초기 감당할 경비도 부담스럽다. 그래서 중국인들의 사업의욕에 적당히 기대어 중국에 진출해 보고 잘 되면 그때 가서 본격적으로 뭔가 해보겠다는 심산이다. 그러나 세상엔 공짜가 없다. 중국의 유명 백화점에서 우리 브랜드가 밀려나는 이유는 이들 중국의 유명 백화점에도 우리의 국내 유명 백화점과 같이 이미 매출경쟁이 심화돼 중국인들의 마음에 드는 좋은 제품을 물량 면에서 충분히 공급해 주지 못하면 매출을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 제품이라는 적당히 높은 품질력으로 브랜드를 유지할 수 없는 것이다. 이들 매장에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지 못하는 것은 단순수출 방식이 안고 있는 시스템상의 가장 큰 결점이다. 중국 수입상들은 한국의 비싼 옷을 사다가 잘 팔아도 큰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최소 60% 이상을 팔아야 하지만 이것이 쉽지 않아 주문을 많이 하지 않는다. 그러고는 남은 재고 소진에 미련을 가지므로 매출이 크게 오르지 않는다. 더구나 이제는 중국인의 체형에 맞는 패턴 개발이나 색상, 소재는 물론 지역적 기후 특성에 맞는 현지 적응화 단계에까지 가 있어야 함에도 우리는 아직도 ‘우리 것을 그대로’ 판다. 몇 년 사이 중국 패션업계도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한국의 패션 디자인이 예쁘기는 하지만 이미 중국인들은 카피에 능란한 실력을 드러내고 있고 소재 면에서도 이탈리아나 한국, 일본, 프랑스, 영국 등에서 수입해 거의 1/5∼1/10 가격에 우리 옷보다 더 중국인에게 맞는 옷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래서 백화점마다 상위 매출은 중국 브랜드들이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 고급 백화점은 세계의 패션 브랜드 경연장이 된 지 오래다. 최근에 만난 「온앤온」(보끄레머천다이징)의 이만중 사장은 “중국의 대리상을 통한 진출은 중국 진출이라고 말할 수 없다. 매장이 10개든 20개든 아무 의미가 없다. 우리의 뿌리가 없으므로 그들이 어느 날 수입하지 않으면 끝이다”고 단순수출 방식의 허구성을 꼬집었다. 이만중 사장은 초기 중국에 진출하면서 중국 대리상에게 3개 매장 분의 상품 2억원 정도를 여신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가 신뢰가 쌓이자 5억원까지 늘렸다. 즉, 외상으로 상품을 밀어준 것이다. 당시 주위에서는 “뭘 믿고 주느냐?”는 충고가 있었지만 “수업료를 내지 않고 공부를 할 수 있느냐!”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 같은 ‘용기(?)’가 오늘의 「온앤온」을 키운 것이다. 이만중 사장의 이 같은 용기는 코오롱이라는 패션 대기업 출신으로 해외여행 경험이 많고 국제적 글로벌 브랜드를 유치하면서 쌓은 그만의 세계 안목이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경영에서 최고경영자의 해외지향성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 중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모 기업의 사장은 여전히 우월한 입장에서 ‘우리 옷을 사가지고 가면 허락(?)하겠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그래서 몇 년째 중국에 단 한 개의 매장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미 우리의 1천 개 패션 기업이 중국에 진출해 있는 이때까지도 말이다. 글로벌 패션 기업을 꿈꾼다면 넓게 보고 크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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