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중국 시장에서 한국 패션 브랜드들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최근 2∼3년간 한국 브랜드들의 중국 진출이 가속화되고 일부 브랜드의 매장확장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가운데 특히 여성복의 매출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그 동안 중국시장에서 급성장하면서 촉망 받았던 모 브랜드의 매출이 지난해 이후 30%이상 줄었으며 또 다른 여성복 브랜드의 매출도 크게 줄었다. 최근 만난 여성복 캐릭터 브랜드의 모 임원은 “지난해 하절기 매출이 매장당 40만 위안 정도를 상회했으나 올 들어 20만위안 정도로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한국 여성복 브랜드의 매출 감소는 중국 교포(조선족)나 한국인이 현지 진출해 론칭한 브랜드, 이른바 한국형 브랜드들의 매출 감소세도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매출감소가 소재나 디자인이 복잡한 여성복에서 특히 두드러지고 있으며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이 같은 추락은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 브랜드의 매출 감소를 몇 가지 원인에서 찾고 있다. 첫째 2∼3년 전만해도 한국의 브랜드들이 중국현지 브랜드에 비하여 소재나 디자인 측면에서 차별화가 확연하여 상당한 로얄티가 있었으나 이 같은 로얄티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한국 브랜드들이 다수 진출, 경쟁을 벌이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데다 각국의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밀고들고 있고 중국의 카피브랜드들의 제품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점이다.
둘째 그 동안 고급패션에 대한 소비경험이 부족한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를 선호해 계절이나 패턴이 다소 안 맞아도 한국산 제품을 그대로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으나 차츰 고급패션에 대한 소비경험을 가지면서 패턴과 소재 등에서 자신들에게 맞는 옷들을 선택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셋째 한국브랜드의 소극적 현지화 대응으로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내 고급 브랜드들의 디자인 파워 향상은 중국 고객으로 하여금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국브랜드들은 제품력에서 뚜렷한 차별화를 보이지 못하면서 가격만 비싼 상태가 되고 있다. 한국의 오리지널들은 중국 수입시 관세, 증치세, 물류비, 무역관리비 등 중간비용으로 한국에서 보다 20∼30%비싸게 팔고 있으나 최근 대만이나 홍콩, 혹은한국, 일본 등에 디자인실을 둔 중국 현지 브랜드들이 비슷한 소재를 쓰고도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브랜드들이 대부분 중국대리상을 통한 수출형 거래를 하고 있어 물량확보가 어렵고 이익이 별로 없어 중국대리상들이 소극적으로 영업하는 경향마저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로 모 브랜드의 기획실에는 최근 들어 현지를 반영한 디자인 개발 요청이 부쩍 많아지고 있으며 이를 반영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그런 가운데 올해 하절기에는 한국 브랜드들이 고전한 반면 타이완 브랜드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무겁고 더운 면 소재를 위주의 한국 브랜드에 비해 쉬폰 등 가볍고 하늘하늘한 소재감의 타이완 브랜드가 크게 히트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진출 10년이 넘는 모 브랜드가 중국에서 크게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현지화가 너무 빨랐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어 패션의 현지화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현지화의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결국 현시점에서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중국을 잘 아는 디자이너, 중국을 잘 아는 마케팅전문가 등 중국패션전문가의 양성으로 지적되고 있다. 때문에 글로칼(Glocal) 인재론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칼 인재란 우리 브랜드에 대한 탄탄한 실력을 갖춘 상태에서 글로벌 마인드와 글로벌 경험을 갖춘 인재를 말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의 앞선 오리지널 디자인으로 중국시장에서 장사를 잘했으나 이제는 동시에 중국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제 2∼3년 후로 다가온 동북아 FTA(자유무역협정) 발효를 앞두고 가속화될 중국, 일본 등과의 패션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중국 현지화의 첨병, 글로컬 인재의 양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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