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운동장터, 패션복합단지로 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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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05 오후 2:57:40

‘영국에서 행세를 하려면 역사를 공부해야 하고, 일본에서 행세를 하려면 공학을 공부해야 한다.’ 일본의 성장세가 최고조에 달하던 1980년대 비슷한 섬나라인 영국은 침체기에 있었다. 이를 두고 양국을 비교할 때 회자된 그럴듯한 이야기이다. 지금도 영국 조야의 힘깨나 쓰는 정치인이나 관료는 물론 큰 기업의 기업간부까지 역사학을 공부한 사람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영국의 책방에는 역사서적으로 넘쳐난다. 이는 영국인들이 과거 대영제국의 화려했던 역사에 대한 강한 향수를 가지고 있음을 반증한다. 반면 일본은 오랜 역사에서 중국대륙의 가장 변방에 위치해 늘 주변의 위치에 머물렀던 만큼 달리 영광스런 역사가 없다. 그래서 역사를 팔아먹고(?) 살 거리가 없다. 그런 일본이 한반도 침략과 세계2차대전을 치르면서 발전한 공업화 기반위에 패전을 극복하고 60년대 이후 80년대까지 약 30년만에 미국을 위협하는 세계 최강국가로 성장하기까지 그들을 움직인 힘은 공업화이다. 때문에 일본의 서점에는 공학서적과 경영관련서적, 미래서적으로 가득하다. 문제는 국가의 기운이 미래를 향하느냐, 과거 향수에 안주하느냐는 것이다. 최근 동대문운동장 개발을 놓고 서울시가 딜레마에 빠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오세훈 시장은 선거공약에서 이곳을 패션복합단지와 공원화 할 것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야구계는 ‘야구성지’로 동대문운동장의 철거를 반대하고 나섰고 문화재청은 이곳이 과거 한양성곽의 일부이고 근대 개화기 많은 사연이 있는 만큼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해 개발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서울시의회는 주변상가에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며 개발관련 요청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문제는 또 있다. 이명박 전 시장이 청계천 개발을 위해 청계고가도로 주변의 노점상들을 이곳에 모아 놓았기 때문에 이들의 처리도 골치 거리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지는 오 시장의 리더쉽과 시울시 공무원들의 사고, 주변 이해관계자들의 이해타산의 결과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의 중심이랄 수 있는 동대문과 을지로는 수도권 인구를 포함한 2,000여만명의 생활중심이다. 이곳이 어떤 용도로 개발되느냐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이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우리가 미래지향적 사고를 갖느냐, 아니면 과거의 울타리에서 머무느냐 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된다. 우리나라는 고도성장기를 지나 이미 저성장 사회로 접어들어 이제는 첨단산업이 아니면 먹고살 수 없다. 서울시가 서울도심을 이용해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첨단산업을 육성하려면 패션만한 것이 없다. 이곳을 첨단 패션메카로 개발하면 가장 좋다는 말이다. 이미 동대문 주변은 우리나라 패션산업의 메카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청계천변을 따라 길게 늘어선 을지로의 패션상가와 각종 원부자재 상가는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이다. 이들 상가는 우리나라를 넘어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아시아 각국의 주목받는 패션타운이다. 이같은 자원으로 매년 끌어들이는 국내외의 패션쇼핑 관광객과 그 경제적 시너지 효과는 산술적 계산으로는 측정하기 어렵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중국의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상해를 중심으로 중국의 패션산업이 급성장 향후 5~10년 이내 세계 패션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패션은 자원빈국인 우리나라가 중국과 경쟁하면서 미래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첨단산업이다. 더구나 한국인의 근면성과 섬세함, 그리고 뚜렷한 4계절로 옷을 자주 갈아입어야 하고 전통적으로 의복에 관심이 많은 민족성, 매년 3만3천명 이상 배출되는 풍부한 패션관련 인력 등 우리는 패션 강대국이 될 모든 여건을 갖추고 있다. 더구나 서울시는 앞으로 진전될 FTA(세계자유무역협정) 시스템 하에서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을 배경으로한 주변 약 20억명의 패션메카로 자리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마져 갖추고 있다. 그렇다면 동대문운동장터를 지하상가개발이나 공원화같은 소극적인 대안보다 주변의 문화유적을 아우르고 세계 패션을 리드할 강력한 패션연구지원센터로 개발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서울의 도심을 소비지향적 개발보다는 생산의 원천이 되는 개발을 이뤄 오늘날 프랑스나 이탈리아가 누리는 패션에 의한 국부 창출을 우리 몫으로 가져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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