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의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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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1 오후 4:37:44

요즘 순이가 장안의 화제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에 난립(?)하는 순이의 전성시대는 ‘순이 신드롬’이라는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순이라는 다소 비하된 이미지로 그려지는 요즘 순이의 모습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줌마, 즉 유부녀라는 사실에서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여전히 척박한 우리네 아줌마들의 삶을 보여준다. 대학 시절, 선배들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선배들의 강요(?)로 항상 부르던 나만의 레퍼토리가 있었다. 바로 ‘순이의 취직이야기’였다. 팝송 ‘새드무비’에 가사를 붙인 이 노가바는 암울한 1980년대를 살아가는 386들에게는 암울한 노동현장에 대한 성찰이자 그 현실을 타파하지 못하는 무기력함의 표현이었다. 다소 저속한 노래 가사에 숨어 있던 공순이라 불리던 1970년대 누이들의 고통을 느끼며 빨갛게 달아오른 양심의 부끄러움을 차디찬 소주로 식혔었다. 어쨌든 ‘인천의 성냥공장∼’으로 시작되는 ‘성냥공장 아가씨’만큼이나 1970년대와 1980년대를 관통해 불려왔던 ‘순이의 취직이야기’는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충청도에서 서울로 단신 상경한 누이가 취직 문제로 겪는 비애를 담고 있다. ‘충청도에서 올라온 지 사흘밖에 안 됐수~ 한글 철자법도 겨우 익힌 저예유~”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대학 시절 내내 박노해 시인의 ‘노동의 새벽’만큼이나 나의 회색인간적 양심을 자극했다. 2000년대에 부활한 순이 역시 여전히 사회적 편견과 억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1970, 1980년대의 순이들이 가난과 악덕 기업주와 싸움을 벌였다면, 요즘 순이들 역시 유부녀 혹은 노처녀라는 주홍글씨(?)를 가슴에 새긴 채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 왜곡된 성상품화, 남편과의 갈등, 경제적 어려움 등과 여전히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다. 순이라는 이름과 대비되는 이름으로 영자, 춘자, 금자, 미자, 순자와 같은 ‘자’자로 끝나는 이름을 들 수 있다. 흔히 ‘미찌꼬’, ‘하네꼬’ 등등 일본 여성들의 일반적인 이름의 ‘꼬’를 한자로 표기하면 ‘자’가 되기 때문에 한때는 일제의 잔재로 치부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이름은 1970년대 영화에서 유흥가에 종사하는 누이들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가 그 대표적인 예다. 물론 그 이름은 가명인 경우가 많았다. 이 누이들 역시 시골에서 올라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웃음과 육체를 팔았기 때문이다. 즉, 같은 시대, 같은 고통을 감내했던 누이들이지만 둘은 공순이와 영자라는 다소 비하된 단어로 불리며 청계천과 청량리에서 자신의 청춘을 바쳤다. 요즘 드라마에 나오는 순이들을 살펴보자. 먼저 장안의 화제가 되었던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삼순이. 30대에 들어선 그녀는 우리 사회의 편견으로 볼 때 노처녀다. 학력도 변변찮고 집안도 변변찮은 방앗간 집 딸이다. 그녀는 ‘여자는 순하게 살아야 한다’는 의미로 아버지가 지어준 삼순이라는 이름이 싫다며 개명 신청도 불사한다. 뚱뚱한 몸매, 거침없는 행동과 말투, 아줌마를 능가하는 몰염치 등 ‘여자는 날씬하고 나긋나긋해야 한다’는 통념을 여지없이 깨뜨린다. 그럼에도 그의 옆에는 잘생긴 부잣집 아들이 지키고 있으니 이 시대 최고의 신데렐라다. 매일 TV에서 예쁜 공주들만 보던 평민(?) 여성들은 삼순이를 보면서 자신의 롤 모델을 발견했는지 모른다. 어쩌면 자신보다 좀 빠져(?) 보이는(착각일 수 있지만) 삼순이를 보면서 스스로를 위로했을 것이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나 행동을 대신 해주는 삼순이에게 자신의 감정을 이입시켰을지도 모른다. <굳세어라 금순아>의 주인공 나금순은 20대 신세대 아줌마다. ‘여자는 모름지기 조신해야 한다’는 통념을 깨고 20대 초반에 혼전 임신을 해 ‘부른 배’를 앞세워 시댁에 입성한 강심장이다. 그녀는 혼전 임신에 대한 논란과 비난을 자신의 선택에 기꺼이 책임을 지는 자세로 비껴갔고 최근에는 새로운 사랑을 만나 재혼을 시도한다. 아이 때문에, 시댁 눈치 때문에 평생을 수절했던 전통적인 우리네 엄마들과는 천지차이인 셈이다. <장밋빛 인생>에서 40대 주부로 나오는 맹순이는 고전적인 순이의 전형이다. 가난한 집안의 장녀로 태어난 그녀는, 어머니가 가출하자 막노동하는 아버지의 뒷바라지와 두 동생을 키우느라 혼기까지 놓친다. 여상을 나와 은행에 근무하던 그녀는 대학을 갓 졸업하고 입사한 다섯 살 연하의 남편을 만났다. 시댁의 반대에도 남편의 적극적인 구애로 결혼에 골인한 그녀는 현재 딸 둘을 둔 평범한 가정주부다. 어려서부터 없이 자란 탓에 돈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맹순은 남이 버린 옷도 마다하지 않고 주워다 입었고, 남편의 떨어진 속옷도 꿰매 입었다. 화장품은 당연히 샘플로 해결했고 눈만 뜨면 부업으로 악착같이 돈을 모아 38평의 근사한 아파트도 갖게 되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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