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2' 중단이 남긴 것은
가+
가-

2006-11-20 오전 9:22:25

지엔코의 「엔진2」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그 영욕의 세월을 마감한다. 「엔진2」의 시작은 지난 1996년 대현양행의 「스포트리플레이」로 거슬러 올라간다. 런칭 후 이어진 IMF 한파에도 불구하고 「스포트리플레이」는 스포츠 캐주얼 시장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캐주얼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켰고, 지엔코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뒤이은 이지 캐주얼 브랜드들의 득세에 밀려 점차 세력이 약해지더니 2003년에는 라이선스 계약을 종료하면서 브랜드 명을 「SR엔진」으로 바꿨다. 그 이듬해에는 「엔진」으로 완전한 리뉴얼을 하게된다. 이때 「엔진」의 재도약이 시작되는 듯했다. 새롭게 선보인 특유의 비비드한 컬러는 많은 사람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10대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불과 한 시즌만에 소비자들은 감성 캐주얼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등을 돌리고 말았다. 이후 피나는 재기의 노력이 이어졌다. 올 봄에는 아예 이름을 「엔진2」로 바꾸고 니폰필 룩을 새로운 컨셉트로 내세웠다. 그러나 한 번 꺾인 브랜드의 생명력은 더 이상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엔진2」는 10년의 역사를 뒤로 한 채 중단의 비운을 맞게 됐다. 기자는 이번 「엔진2」의 중단을 보면서 다시한 번 브랜딩의 중요성을 되새겨보게 됐다. 2004년 「엔진」의 성공은 언뜻 보기에 대단한 일처럼 보였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그 폭발적인 성공이 비운의 서곡이었다. 당시 「엔진」의 성공은 철저하게 상품에서 비롯됐다. 이지 캐주얼의 평범함에 식상해진 젊은층 소비자들에게 「엔진」의 화려하고 경쾌한 컬러감은 충분히 자극적이었다. 대다수 사람들이 예측하지 못한 트랜드였기 때문에 시장은 거의 「엔진」의 독식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한 시즌 뒤에는 상황이 달랐다. 캐주얼 시장 특유의(?) 스피드로 당시 「엔진」의 히트 상품이던 트러커캡과 트레이닝복, 티셔츠 등을 쏟아냈다. 소비자들은 더 싸고 다양한 선택을 좇아 떠났고 「엔진」의 매출은 급격히 떨어졌다. 이는 결국 소비자들이 「엔진」이라는 브랜드를 선택하기 보다 상품을 선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군다나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아직 「엔진」이 추구하는 문화적인 브랜드로서의 가치가 만들어지기 전에 사건(?)이 벌어지면서 향후 브랜딩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 「엔진2」는 결국 패션 시장의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이 브랜드가 남긴 브랜딩의 중요성은 글로벌을 외치는 현재의 패션 시장에 많은 교훈과 과제를 던져준다. 내년 봄에도 패션 시장에는 50여개 가량의 브랜드가 새로 뛰어든다. 이들 만큼은 「엔진2」의 과오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한국 패션 100년 브랜드를 만드는 역사의 기초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정명 기자
kjm@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