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 또다시 폭우 피해로 주민들이 크게 고통받고 있다. 올들어 불과 3개월전 엄청난 폭우로 물난리를 한번 겪은 강원도다. 그러고 보면 강원도의 자연재해는 매년 산불과 호우, 등으로 끊일 날이 없다. 강원도민들은 ‘하늘도 무심하다’할 일이다.
올들어 ‘하늘도 무심할 일’이 패션 업계에도 계속되고 있다. 계속된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가 경제를 벼랑으로 몰아가고 있는 가운데, 유가 폭등과 환율하락 등으로 내수 경기는 위축될대로 위축되었다.
그런 가운데 올봄은 이상 저온으로 패션 소비가 둔화되었는데 이어 6월에는 월드컵 영향으로, 7월에는 별난 장마로, 8월에는 전례 없는 더위로, 9월에는 예년보다 늦은 추석으로, 10월에는 예년보다 3~6도나 높은 이상 고온으로 기후와 절기 리듬이 바뀌면서 패션 소비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 게다가 북한의 핵실험으로 북한 생산을 하던 업체는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됐다.
속된 말로 ‘올 장사는 이래저래 하늘이 돕지 않는다’고 하늘 탓을 해야 할 판이다. 해서 패션 사업의 경영진들에게는 가뜩이나 자금난이 가중되는 하절기 회사 운영에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고 영업 담당자와 판매 사원들에게는 핑계거리(?)가 많은 셈이다. 어떻든 패션사업은 기후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으니 어찌 할 수가 없다. 기후와 밀접한 사업 때문에 ‘날씨 마케팅’이란 용어가 생겨났으니 날씨를 잘 살펴서 미리 대처했더라면 조금은 나았을 법하다. 그렇다고 날씨를 잘 살펴서 사업에 만전을 기하기란 쉽지않다.
예부터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무엇을 해보려면 천(天), 지(地), 인(人) 삼재(三才)가 따라야 한다고 했던가. 이중 천(天)은 하늘의 뜻이니 운명과도 같아 시운을 잘 가려야 한다는 말이다. 올해 우리 패션업계는 이 하늘의 뜻이 잘 맞지 않는 셈이다. 하지만 하늘의 뜻을 인력으로 어찌 하랴. 시운은 천문을 꿰는 점쟁이만이 알 일이니 평범한 상인으로서 달리 방법이 없다.
이처럼 올해 우리 패션업계가 계속되는 이상 기후로 모두들 울상이지만 그렇다고 맞아떨어지지않는 ‘천시’에 하늘 탓만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지리의 이로움’으로 ‘하늘의 무심함’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병법에도 천시의 이로움(利)은 지리의 이로움만 못하다 하였다. 또 행운은 두 번 연속되지 않는다 하였다. 패션 사업에서 지리(地理)란 ‘좋은 컨셉의 제품과 좋은 유통 환경’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브랜드 컨셉과 유통 환경, 어느 쪽을 둘러봐도 온통 넘쳐나는 경쟁자들 뿐이다. 경쟁 기업은 많고 소비자는 늘지 않아 뭐 한 구석도 시원한 곳이 없다. 그래도 지리에 해당되는 ‘좋은 제품과 좋은 유통 환경’은 천시에 비하여 운용하는 사람의 힘으로 훨씬 조정 가능한 영역이다. 즉 우리가 살릴 수 있는 ‘지리의 이로움’은 소비를 자극할 수 있는 경쟁력있는 상품을 만들고 유통 시스템을 개선함으로써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다.
문제는 좋은 상품과 좋은 유통환경도 그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좋은 사람’(人才)이 있어야 가능하다. 결국 패션에서 모든 것은 사람(人才)이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사람 중심주의’ ‘인재 경영’을 부르짖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사느냐 죽느냐는 ‘하늘 뜻’이 아니라 ‘사람을 관리하는 노력’에 달렸다.
사람(人才)은 하루아침에 길러지지 않는다. 많은 투자가 필요하고 기다림과 관용의 미덕이 필요하다. 한 사람의 인재를 얻어려면 수많은 작은 실수들을 용서할 수 있는 투자(?)가 필요하다. 주위를 둘러보면 어느 회사나 인력 구조가 탄탄한 기업은 흔들림이 없다. 망하지 않는 회사에는 10년이고 20년이고 회사에 충심을 다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을 가족과 같이 아끼는 경영주가 있다.
삼성그룹의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은 ‘사람이 곧 기업이다’고 했다. 우리는 지금의 어려움을 ‘하늘 뜻’(天時)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사람’에서 찾아야 한다. ‘사람이 기업인 회사’에서 불황과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 사회를 이기는 지혜가 나와야 할 것이다.
김태수 편집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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