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산업 지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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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2 오후 7:42:09

흔히들 패션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라고 말한다. 그 ‘고부가가치 산업’ 패션을 소위 돈 되는 꺼리(?)로 만들기 위한 지방 자치단체의 행보는 눈물겨울 정도다. 서울시와 부산시, 대구시 등 3파전 양상을 보이는 패션 도시 만들기 프로젝트는 그 효과 여부에 관계없이 여전히 지역 경제의 돈줄(?)로 여겨지고 있다. 대구 밀라노 프로젝트를 통해서 이미 확인된 것처럼 인프라 없는 패션 행정이나 행사는 단지 전시 행정에 다름 아니며, 더 솔직히 말하면 중앙정부와의 돈줄을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사실 지방 자치단체에서 실시되는 패션 관련 행사나 패션 공모전은 전 세계를 통틀어 볼 때 양에 있어서는 최고(?)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컬렉션이라는 타이틀을 단 많은 고만고만한 패션쇼는 고유의 색깔을 잃어버린 지 오래고, 신진 디자이너 공모전의 경우는 수재는 넘쳐나되 천재는 보이지 않는다. 천재가 나오지 않는 패션 공모전은 결국 하향 평준화를 유도해 한국 패션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 결국 깨진 독에 물 붓기 식의 현 패션 프로모션으로는 미래는 고사하고 현상 유지도 어렵다는 사실에 직면하게 된다.

그럼 산업자원부와 각 지방 자치단체를 통해 패션계에 배정되는 국고 지원이 현재처럼 방만하게 운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패션 단체나 디자이너 간에 벌어지는 집단 이기주의나 자가 이기주의 때문이다. 2002년에 시행되었다가 디자이너들 간의 불란으로 좌초된 월드디자이너 육성 프로젝트나, 최근 한류를 테마로 한 한복 디자인 발전을 위한 국고 지원 프로젝트 과정에서 발생한 집단 이기주의는 고질적인 한국 패션계의 문제점을 잘 보여준다.

그럼에도 패션계에 대한 산업자원부나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 자치단체의 짝사랑(?)은 여전하다. 패션계 내부의 잡음에도 한국 패션의 발전을 위한 자금을 계속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올해도 서울시의 경우 서울컬렉션과 해외 진출 지원 자금을 포함해 약 90억원 정도의 예산이 마련되었다고 한다.
이제 ‘서울을 세계 6대 컬렉션 국가로 만들겠다’거나 ‘대구를 아시아의 밀라노로 만들겠다’라는 다소 비현실적이고 선언적인 청사진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위의 두 화두는 우리의 자체 평가가 아닌 세계가 인정해 주어야 하는 문제인데, 우리가 미리 김칫국부터 마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선언으로만 그친 이 화두 때문에 우리 패션계는 너무나 많은 것을 희생했던 것이다.

이제 남은 문제는 ‘선택과 집중’, ‘분배와 기준’의 문제다. 이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를 제시해 본다. 먼저 투명한 지원금 운용이다. 디자이너나 패션업체에 지원하는 자금은 대부분 출처가 중앙정부인 산업자원부와 서울시 등 지방 자치단체다. 지금까지는 관의 개입을 최고화하고 패션인들의 자율성을 위해 한국섬유산업연합회나 한국패션협회, 서울패션디자인진흥원 등이 운영과 관리를 해왔다. 하지만 그 결과 자율성보다는 단체 이기주의로 인한 갈등만 깊어가고 있다. 따라서 현재처럼 예산 집행은 패션 관련 단체들이 하더라도 해당 업체 선정이나 사후관리는 산자부나 서울시가 관리 감독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즉, 돈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인풋에 대한 아웃풋이 제대로 나오고 있는지 관리 감독하기 위해 산자부와 서울시가 주도가 된 제3의 기관이 그 임무를 수행해야 공정성을 높일 수 있다.

두 번째로는 명확한 기준과 데이터가 있어야 할 것이다. 지원 대상자를 선정하는 회의에 대상 패션업체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통계, 예를 들어 회사 규모나 비전, 매출, 해외 상담액, 최종 수주액 등 객관적인 데이터가 빠진 자료는 물론, 그나마 있는 데이터 역시 신빙성에 의문이 간다. 업체들이 제대로 된 데이터를 주지 않아서 힘들다는 패션협회의 말은 궁색한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자신들의 능력이 안 되면 지원금 일부를 전용하더라도 외부 기관에 아웃 소싱을 주어 얻은 정확한 데이터를 선정위에 제출해 보다 객관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세 번째는 선택과 집중의 문제다. 패션 지원금은 국민의 세금인 혈세다. 눈먼 돈이 아니라는 말이다. 한국 패션의 국제화 고부가가치를 위해 국민의 세금으로 패션계를 지원하는 것이니만큼 공짜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아울러 미래를 준비한다는 자세로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보다 많은 혜택을 주어야 한다. 지원금 없이도 충분히 해외 컬렉션이나 전시회를 할 수 있는 디자이너나 패션업체들이 정부 지원금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다소 궁색해 보인다. 또한 파리와 뉴욕 중심의 지원에서 중국이나 인도 등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가한 패션 업체에 대한 가중치를 높여 해외 진출의 다변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특히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는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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