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일수록 투자한다. 마케팅 관련 서적에는 어김없이 등장하는 말이지만 실제 기업들은 불황에는 움츠리기 바쁘다. 먼저 광고비를 줄이고, 물량을 줄인다. 비효율 브랜드와 매장을 찾고 어떻게 정리할 지를 고민한다. 살아남기 위해 군살을 빼고,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것은 당연하지만 ‘왜 줄이는지?’ ‘그 다음은 어떻게 할지?’에 대한 대안이 없다.
그러나 미래지향적인 기업은 불황을 또다른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기는 마찬가지지만 꼭 필요한 부문에는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신상품 개발에 투자하고, 팔리는 상품만을 만들기 위해 시장흐름과 고객들의 구매행태에 더욱 관심을 기울였다.
광고모델이 나오는 TV 드라마 방영에 발맞춰 상품을 기획해 ‘대박 아이템’을 만들어 내거나 매장에 특정 연예인 테마존을 만들어 판매를 촉진하고 있다. 비싼 모델료를 준 만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비수기에 라쿤털을 30~40% 싸게 구매했으며, 주력 업체에 물량을 밀어줘 원가를 20%나 줄이기도 했다. 생산업체 또한 거래량이 적은 신규 브랜드까지도 단가를 낮춰 돈독한 파트너십을 과시했다.
또 기업들의 정예화로 불황을 뚫고 있다. 군살 빼기 위한 조직을 정비하는 ‘채찍’도 쓰지만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교육하거나 각종 포상을 통해 동기유발을 촉진하는 ‘당근’ 형태의 불황극복책도 등장하고 있다.
반면 두 배나 높은 납품단가를 불러 악성오더를 피하거나, 재임대를 통해 ‘소나기는 일단 피하고 보자’는 점포주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등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다채로운 방안이 나타나고 있다.
● 상품기획 ● 기획력으로 승부수 띄운다
선기획, 재미난 상품, 대량 생산 등 아이디어 각축
불황일수록 기획의 중요도는 높아지게 마련이다. 팔릴 만한 아이템을 잡고, 물량을 조절하고, 출고시기를 맞추는 것이 매출로 곧바로 이어지기 때문.
기획은 크게 기획스케줄 관리와 물량 관리, 상품개발 등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보여주는 것도 전략
기획이 10∼15일 가량 빨라지고 있는 추세지만 이와는 다른 방법으로 승부를 보는 브랜드도 있다.
엠케이트렌드(대표 김상택)의 「티비제이」는 타 브랜드가 신상품을 입고하고 나서야 상품기획에 들어간다. 상품 출고도 한 달 가량 늦어지게 마련. 올해는 여름 신상품이 7월초까지 매장에 들어갔다.
이 회사 김문환 상무는 “무조건 빨리 내놓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고객성향과 구매타입을 정확히 파악해 그에 맞게 기획스케줄을 조정해야 한다”며 “매스 마켓을 공략하는 베이직 캐주얼 브랜드가 상품시기를 무리하게 앞당기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판매동향과 시장흐름을 철저히 분석해 적중률을 높이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략으로 「티비제이」는 올 봄, 80%에 가까운 소진률을 기록했다. 또 대부분 브랜드의 매출이 하향세에 접어드는 7월에도 안정적인 판매추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얼리 브랜드 「로이드」는 기획 시기를 앞당겨 재미를 본 케이스. 「로이드」는 다이아몬드를 테마로 한 상품을 4월에 출시해 짭짤한 매출을 올렸다.
주얼리 브랜드들이 대부분 결혼이 많은 5월에 다이아몬드 페스티벌을 진행한다는 점을 역으로 이용한 결과이다. 「로이드」 측은 “한정된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역발상에 있다고 판단했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선제공격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분산기획으로 위험부담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예신퍼슨스(대표 박상돈)의 「마루」는 선기획과 근접기획, 반응기획 등으로 단계를 나눠 물량비중을 골고루 분산시켰다.
이 브랜드 최원규 차장은 “50%이상을 차지하던 선기획 비중을 30%로 낮췄다. 기본물이나 디테일이 많은 일부 상품은 여전히 선기획으로 진행하지만 트렌디한 상품은 근접기획으로 전환해 적중률을 높이고 있다.
또 반응기획 비중을 15%에서 25%로 높여 위험부담을 줄였다”고 말했다.
난 한놈만 팬다
무엇보다 남다른 상품, 우수한 품질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은 기본. 최근에는 테마아이템, 월별 기획 상품 등 소비자에게 재미와 신선함을 줄 수 있는 상품이 떠오르고 있다.
이들 테마아이템, 기획아이템을 대량 기획·생산하고 판매에 있어서도 이 아이템들에 집중하겠다는 것. 브랜드 관계자들은 “한 아이템에 집중해 생산량을 늘리면 단가를 낮출 수 있고 따라서 판매률도 올라간다. 트렌디한 상품, 뛰어난 아이디어에 역량을 집중하면 단기간에 좋은 실적을 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신원(대표 박성철)의 「쿨하스」는 매주 테마를 잡아 상품을 기획하고 이에 맞도록 인테리어를 단장한다. 노르웨이의 숲, 열대어, 고흐의 열정 등 테마아이템으로 매
안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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