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이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후아유코리아(대표 안재흥)의 「후아유」는 전국 12개 매장을 모두 직영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후아유」의 매장주는 판매에 대한 일정 수수료만을 챙기고 매장 운영에는 일체 관여를 하지 않는다.
대리점 운영으로는 브랜드 문화를 제대로 담아내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점포주의 투자는 받되 운영은 본사에서 하는 다소 진보된 형태의 프랜차이즈인 셈이다.
「후아유」는 매장 내에서 직원들이 사용하는 볼펜까지 일일이 간섭할 정도로 까다롭게 브랜드를 관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브랜드 김성일 과장은 “브랜드가 지향하는 문화를 총체적으로 담아내기 위해서는 우선 브랜드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간판과 집기, VMD는 물론이고 직원들의 행동과 언어, 차림새 하나 하나까지 브랜드와 일관된 모습을 가져가야 한다”며 “본사 차원에서 일괄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하는 것만이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키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베어 캐릭터를 브랜드 컨셉으로 가져가는 「티니위니」의 박순기 본부장은 점주와 철저하게 파트너십을 쌓는 것이 대리점 운영의 열쇠라고 주장했다.
박 본부장은 “대리점주는 브랜드의 사업 파트너이다.
점주가 브랜드를 이해하고 아끼는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매출의 등락에 상관없이 10년 이상 꾸준한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 만큼 계약을 맺을 때에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
충분한 경제력이 뒷받침 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캐릭터 비즈니스와 패션에 대한 이해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베이직하우스(대표 우종완)의 「베이직하우스」는 브랜드와 시장 상황에 따라 직영점과 대리점 비율을 융통성 있게 조정하는 등 치밀한 유통 전략을 펼치고 있다.
「베이직하우스」 도상현 이사는 “「베이직하우스」 런칭 초기에는 직영점이 50%를 넘어섰었다. 본사가 직접 투자하고 수익을 검증 받은 후 대리점을 모집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대리점 모집에 어려움이 없는 지금도 20% 가량은 직영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직영매장은 물류 이동의 편의를 가져다 줄 뿐 아니라 신제품이나 새로운 매장 운영법을 시험적으로 시행해 볼 수 있어 적정 비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제일모직(패션부문 대표 원대연)은 유통혁신 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가두 상권 공략에 나섰다.
제일모직의 「빈폴」은 지난달 28일 명동에 600여 평의 매장을 오픈한데 이어 동성로와 광복동에도 200∼400평의 매장을 열 계획이다. 충장로 「빈폴」 매장도 100평으로 확장 이전하며 청주 대리점도 180평에 달한다.
이 회사 유통혁신파트 유희정 과장은 “「빈폴」의 패밀리 라인을 동시에 보여주기 위해서는 200평이 넘는 대형 매장이 필수적이다. 이런 매장은 전략적인 접근과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운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홈쇼핑과 인터넷 온라인몰이 패션 마켓의 태풍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가두 상권도 직영매장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변화하는 유통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일까? 마진과 인테리어 지원여부를 놓고 점주와 본사가 줄다리기를 하는 사이에도 시장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물의 온도 변화를 지각하지 못하고 서서히 뜨거워지는 냄비 속에서 죽는 ‘짐 스마일러의 개구리’처럼, 패션기업들과 유통업자들이 소비자와 시장 변화에 너무 둔감한 것은 아닐까?
소비자의 힘에 의해 뒤바뀐 데코와 이랜드의 운명이 우리에게 던지는 교훈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되새겨 볼 때이다.
안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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