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국 패션 기업의 글로벌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 점점 더해가는 국내 마켓의 경쟁심화와 과도한 유통비용으로 낮은 판매이익이 문제가 되고 있다. 때문에 규모화를 통한 이익확대와 시장 다변화가 생존의 필수요건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 위에 중국 등 주변국과의 FTA체결이 진행되면서 외국 브랜드들과의 무한경쟁이 예상돼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심정으로 해외 활로를 개척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다. 그런데도 우리 패션 기업들은 해외 마케팅 경험이 매우 일천하고 그 필요성도 당장 느끼지 못해 우물쭈물 시간만 보내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이 여름이라고 하여 한겨울의 북풍한설이 닥쳐오지 않는 것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본지는 지난주에 이어 우리 패션의 해외 진출을 위한 ‘글로벌 패션마케팅’에 대해 점검해 보는 기회를 갖는다. <편집자 주>

국내시장은 피말리는 전쟁터
현재 국내 고급 의류는 한정된 백화점 시장에서 피말리는 경쟁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고급 백화점의 경우 판매수수료가 36%를 넘어섰고 매년 1∼2%씩 올라 이익을 내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또 최근 몇 년 동안 로드숍 브랜드들의 이익률이 돋보이면서 너도나도 로드숍으로 진출해 도심 번화가에는 어디나 유명 브랜드 매장들이 길게 늘어서 있지만 매출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어 이쪽도 살아남기 어렵다. 자고 나면 생기는 패션몰들은 많은 유통 기회를 제공하지만 우후죽순 생기면서 부실 매장이 늘어나고 그나마도 수수료가 급상승하고 있다.
때문에 백화점에서 고급 여성복 브랜드들의 퇴출이 본격화되고 있고 로드숍업계의 여성복 출시가 홍수를 이루면서 캐주얼 브랜드들의 매출이 뚝 끊겼다. 제대로 된 대리점 매장을 확보하려면 매장 인테리어는 물론 매출 보장책까지 제시해야 하는 업계의 고심은 경영수지를 더욱 악화시킨다. 아동복은 줄어드는 아동 수만큼이나 시장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매년 쏟아져 나오는 3만5천여 명의 디자인 유사 전공 대학 졸업생들의 사회 흡수도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
이처럼 현재의 심화된 경쟁 상태로는 분야를 불문하고 국내에서 패션 기업의 생존을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우리 패션업계는 콘셉트와 조닝을 불문하고 업계내 경쟁이 심화돼 다른 시장을 개척해야 할 처지에 있다.
FTA의 국제무역질서는 대세
일반적으로 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시장의 경쟁심화로 이익이 감소한다는 데 있다. 또 경쟁 기업이 해외 진출을 통해 경쟁적 우위에 서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한 의도도 있다. 이 외에 해외의 경쟁사들이 국내시장을 넘볼 경우 이에 대한 대비로 미리 해외시장을 파고드는 공격적 방어전략도 있다.
그런가 하면 해외에서 유리한 시장을 발견했거나 최고경영자의 해외지향적 성향 때문에 글로벌 마케팅에 나서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 패션 기업이 중국 등으로 글로벌 마케팅에 나서는 이유는 대부분 우리의 디자인력이 경쟁력을 갖고 있고 현지국에 매력적 시장이 존재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앞서 살펴본 대로 해외에 매력적 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글로벌 마케팅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국내시장의 경색이 더 큰 이유가 되고 있다.
게다가 이제 국가간 자유무역주의, 즉 FTA는 재편되는 국제무역질서의 대세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무역으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는 국가간 FTA 체결에 나라의 명운이 걸려 있다. 이미 싱가포르, 칠레 등과 체결이 완료되었으며 미국 등 많은 국가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패션산업은 FTA 체결과정에서 보호산업으로 예외조항에 삽입될 사정이 못 된다. 때문에 패션 기업에게 FTA는 무한 기회이자 치명적 위협이다. 이는 국가간 무역장벽이 무너질 경우 가장 활발하게 교류가 될 산업 분야는 패션업이기 때문이다. 패션산업은 나라 간 기술력 격차가 가장 작은 산업 분야일 뿐 아니라 소비층이 고급부터 ‘싸구려’까지 다양해 어느 시장이든 파고들 수 있다.
한·중 FTA가 유통변화의 결정적 계기
특히 한·중 FTA는 한국과 중국의 관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패션유통에서 양국 간 관세 및 각종 비관세가 철폐되면서 우리 패션 기업의 중국 내 유통에 따른 경비를 현저히 절감시켜 경쟁력 확보에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이미
김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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