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패션 기업의 해외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우리 패션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활로는 중국을 비롯한 홍콩, 대만, 일본,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 국가로부터 유럽, 미국, 중동, 중남미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중 가장 활발한 진출로는 역시 중국으로 2005년 말 현재 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약 1천300개 이상의 패션 기업이 중국에 패션 완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2~3년 전 러시를 이루던 중국 패션 기업인들과 중국 디자이너들의 한국 방문이 현저히 뜸해지고 있다. 그만큼 한국과 중국의 패션 기술력 차이가 줄어들고 있음을 뜻한다. 오히려 올해부터 중국의 역습이 시작되고 있고, 대공세도 멀지 않아 보인다. 이제 우리 패션 기업의 국제마케팅전쟁은 불가피하며 살아남으려면 중국 등 해외시장을 파고들어야 한다. 이에 국내 패션 기업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중국시장을 분석·정리해 본다.

한국의 약 3.5배 내수시장
중국의 2005년 패션 부문 내수시장 규모는 약 5천200억위안, 국내의 3.5배 정도로 파악된다. 그러나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고, 특히 고급 여성복이 매년 30% 이상 성장하는 등 중고가시장의 성장은 놀랍다. 또 수출 면에서도 1995년 이후 중국의 섬유·의류 제품 수출은 세계 1위이며 미국 내 수입 섬유·의류 제품의 44%나 된다.
중국 패션시장의 큰 흐름은 ‘편하고 활동적인 옷’에 맞춰지고 있다. 그래서 캐주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1자녀 정책의 영향을 받아 아동복의 경우 50% 이상이 수입제품으로 유통될 만큼 해외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아웃웨어보다는 이너웨어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 고급 이너웨어의 판매가 매우 좋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약했으나 최근에는 소비자들도 브랜드에 대한 집착이 매우 강하고 현재 패션 브랜드만도 10만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래서 하루에 2.5개, 연간 약 1천 개의 브랜드가 사라져 중하위권 브랜드의 평균수명이 1.5년에 불과한 치열한 경쟁시장이다.
160여 개 한국 브랜드 진출
중국에서 실시한 최근 한 조사에서 중국인들은 한국인에 대해 러시아인, 북한인에 이어 세 번째로 호감을 갖는 것으로 조사될 정도로 한국 제품과 한국인에 우호적이다. 이 때문인지 한국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는 매년 좋아지고 있으며, 특히 베이징 등 북방지역 여성 소비자는 해외 브랜드 중 한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다. 그래서 「이랜드」 「아가방」 등 대형 브랜드를 비롯해 160여 개 한국의 유명 브랜드가 중국에 상륙해 중국 상류사회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다.
한국 브랜드에 대한 중국의 이와 같은 좋은 감정은 문화적 동질감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비교적 근거리의 인접 국가인데다 수천 년 동안 동일한 문화권을 형성해 온 문화적 동질감이 작용하고 있다. 또 최근 한류 바람에다 선발업체들이 보여준 우수한 디자인력과 소재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우리 패션 기업에게는 해외시장으로 가는 실험무대를 제공, 천금 같은 글로벌 마케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성공률 10% 이내, ‘조바심’은 금물
그러나 중국시장이 우리에게 반드시 ‘기회’인 것만은 아니다. 아직 패션 기업의 성공률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의 성공률은 10% 이하다. 패션 기업의 중국시장 안착률을 50% 정도로 분석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이 이익을 낸다는 의미와는 달라 한국 패션 기업의 중국 진출 성공률은 그다지 높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중국 진출에 공을 많이 들인 패션 기업 중에 D, C브랜드는 경영난에 허덕이다 M&A됐고 K브랜드는 부도가 났다. 또 중국 진출 성공사례로 승승장구하던 O브랜드는 최근 파트너와 갈등을 겪으면서 여러 가지로 곤경에 처해 있다. 이들 브랜드의 경영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중국 진출 때문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현재 중국 진출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브랜드 중에도 영업이익을 보는 실속 있는 브랜드는 손에 꼽을 정도다. 중국시장이 결코 만만한 시장은 아닌 것이다.
조심조심하는 사이 기회
김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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