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유통, 뜨는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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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30 오전 10:31:52

‘유통’의 시대는 가고 ‘소비자’의 시대가 왔다.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 편의, 체험형의 소비 등 다양한 가치를 브랜드에게 요구하고 있다. 이젠 업체들은 높은 수수료, 비싼 권리금에다가 시시때때로 자리 지키기, 뺏기 전쟁을 치러야 하는 유통에 들이는 정성을 줄이고 모든 것을소비자 관점에서 생각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과거 소비자들은 여가시간의 대부분을 쇼핑하는데 보내고 옷에 많은 돈을 들였으나 요즘 소비자들은 아름답고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휘트니스 센터를 찾고 여행과 여가 생활을 즐긴다. 이에 따라 패션 브랜드의 경쟁 상대는 경쟁관계에 있는 패션브랜드 뿐 아니라 운동, 게임, 음식, 휴대폰 등 비 패션 분야로 넓어지고 있다. 백화점이나 핵심상권에 매장만 오픈하는 것 만으로 소비자의 눈길과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 유통의 거품을 줄여 소비자에게 더 가까이 가야 생존할 수 있는 시대가 성큼 다가 왔다. A 여성복 브랜드의 B사장은 요즘 고민이 많다. 최근 한 유력백화점에서 수수료 인상 통보를 받았기 때문. B사장은 “경기 불황으로 두자리수 역신장을 계속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수료를 인상하면 더 버틸 브랜드가 어디있겠냐”며 “영업 이익 하락 폭을 협력사의 수수료 인상으로 메꿀려고 하는 백화점에 더 이상 신뢰감이 생기지 않는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또 “여성복 특성상 백화점 영업의 비중을 낮출 수는 없는 일이다. 대리점으로 영업망을 넓히려고 해도 백화점 상품이 대리점에서도 팔려나갈지 장담할 수 없고, 대리점 영업을 전개할 인프라를 갖추고 인력을 구하기도 만만치 않은 일”이라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심정을 토로했다. ‘또 다른 길’모색 백화점 의존도를 낮추고 가두점, 할인점의 영업비중을 높이는 패션기업들이 늘고 있다. 판매수수료, 인테리어비, 판매사원 인건비, 행사보조금 등 백화점 영업에 드는 비용이 판매가 대비 50∼60%에 이르는 등 만만치 않기 때문. 또 유력 백화점들이 내년에 또 한번 수수료를 인상할 것으로 보여 의류업체들의 백화점 영업에 대한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백화점 수수료가 매출의 37%대를 상회하는 현 유통구조로는 도저히 채산을 맞출 수 없을 뿐 아니라, 유통 채널의 다각화를 통해 매출을 키워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저가 캐주얼 업체의 한 관계자는 “경기 침체에 따라 행사수수료가 정상수수료로 처리되고 수수료가 계속 올라가는 등 백화점 영업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원가를 낮추는 등 내부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찾고는 있지만 무한정 버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하소연했다. 한 여성 브랜드의 사장은 롯데백화점 본점에 입점해 있는 자사 브랜드의 매출이 커지지 않도록 수위 조절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매출이 높게 나와 바이어의 눈에 띄면 이 점포, 저 점포에 입점하다 보면 비효율 점포에도 입점하라는 압력을 받을 것이 우려돼 매출이 일정수준을 넘지 않도록 물량 조절을 하고 있다. 롯데 본점을 비롯한 주요백화점의 포스트 매장은 단지 이미지 샵으로만 가져가고 수수료가 낮은 지방백화점이나 가두점에서 효율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낮은 지방백화점과 전문점에서 ‘알짜배기’ 장사를 해온 덕분에 경쟁 여성복 브랜드들에 비해 비교적 여유가 있는 편이다. 롯데, 현대 등 유력 백화점에 입점하지 못했던 것이 요즘 들어서는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LG패션(대표 이수호)의「TNGT」는 영업 1년만에 25개의 매장을 확보하고 매장 당 1억5천만∼2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알짜배기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TNGT」는 올 해 말까지 32개 매장을 확보할 방침이며, 2005년에는 50개 매장에서 1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목표다. 이 브랜드의 관계자는 “대부분 매장이 할인점과 노면상권에 위치한 까닭에 이익률이 높고 비용을 절감한 만큼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만족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봄 런칭한 한 캐주얼 업체는 롯데· 현대· 신세계 이른바 빅 3 백화점에 적어도 3~4개 매장을 오픈할 수 있었으나 높은 판매 수수료, 인테리어비, 각종 영업비 등을 이유로 입점을 하지 않았다. 유통의 정상을 차지해 온 백화점의 위신이 위협받고 있다. 백화점의 과다한 유통비에 업체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효율이 높은 매장도 있지만 상권에 따라 고객을 주변 유통에 빼앗기고 있는 것도 이유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백화점 매장 오픈이 가장 좋은 홍보라는 것도 옛말이다. 명동, 코엑스 등 중심상권에 대형 매장을 오픈해 소비자에게 어필 하고 있는 브랜드가 늘고 있다. 또한 최근 오픈한 할인점들은 백화점 못지 않은

조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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