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의 BAMP 비즈니스를 정착시킨 대명화학 역시 투자, 인수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으며 투자 방식 변화도 점쳐지고 있다.

대명화학은 1차 패션, 유통기업 인수, 2차 스트리트 캐주얼 중심의 이커머스 패션 콘텐츠, 3차 SCM 인프라 구축 등 비교적 짜임새있고 정교한 BAMP 비즈니스를 구축하고 있다. 디자인 스튜디오 모노그램, 슈즈 R&D 마스, 제조 생산 디코드 등에 투자하면서 SCM 인프라를 강화했고 올해는 수퍼비를 통해 중국 비즈니스도 시작한다.

대명화학이 무신사, F&F와의 다른 행보는 컴퍼니빌더의 다각화다. 대명화학은 투자 지주사로서 역할이라면 업계에서 유망 브랜드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은 제2의 컴퍼니빌더를 내세우는 것이다. ABK를 비롯해 모던웍스, 하고가 제2의 컴퍼니빌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최근 레피시그룹(대표 주시경)도 동참했다. 모던웍스는 해외 글로벌 마켓에서 유망있는 브랜드를 국내 유치하는 라이선시 역할이지만 또 성장가능성있는 브랜드를 발굴, 육성하는 투자사로서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해 아메스('아메스월드와이드')를 인수했고 최근 최기영 대표와 수퍼두퍼(하이텍HTS74), K팝 안무가 최정섭 대표와 이알컴퍼니, 'FCMM'을 전개하는 박찬영 대표와는 그레이트빅('바이크')을 설립하는 등 신규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현재 약 10여개 회사를 인수, 투자했다.

이커머스 플랫폼 '하고'를 전개하는 하고(대표 홍정우)는 이커머스 마켓에서 성장가능성이 높은 여성복 투자를 담당한다. 자사 플랫폼의 콘텐츠 차별화를 위한 목적 외에도 주옥 같은 브랜드를 인수해 성장시키기 위함이다. 지난해 디자이너 여성복 '로켓런치' '어몽' '큐리티'를 전개하고 있는 스페이스 스테이션(대표 우진원)에 첫 투자를 단행했고 제2, 제3의 브랜드를 물색하고 있다.

최근 이커머스 패션 콘텐츠의 컴퍼니 빌더 역할을 했던 ABK를 대신해 레시피그룹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지난 2009년에 설립된 레시피그룹(대표 주시경)은 패션 기업의 SNS 채널 등 디지털 마케팅을 비롯한 패션 전문 컨설팅 회사다. 다수 브랜드의 론칭 기획 및 온-오프 마케팅 경력도 화려하다. 특히 주시경 대표는 스트리트 캐주얼의 스타 브랜드 '키르시'를 론칭한 주역으로 브랜딩과 전략적인 상품 마케팅 전문가이기도 하다. 지난해 '로씨로씨' '모블러' '마우이앤선즈' 3개 브랜드를 동시 론칭하면서 패션 사업을 확장했고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나가고 있다. 레시피그룹은 올해부터 컴퍼니빌더로서 역할을 확장해 유망주 발굴에 나설 계획으로 이미 2~3개 브랜드 인수가 추진되고 있다.

주시경 레시피그룹 대표는 "과거에는 상품 제조, 영업 파워가 브랜드를 성공시킬 수 있는 키였다면 이제는 소비자의 니즈를 읽고 소통하는 것이 핵심이다. 본사는 엔드 유저와 가장 밀접한 작업을 해왔던 만큼 이에 최적화된 브랜드를 만드는데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명화학은 '키르시' 전개를 하이라이트브랜즈에, '아조바이아조' 브랜딩을 WWB에 맡기는 등 하이라이트브랜즈와 WWB에게는 1000억원대 볼륨 브랜드 육성 및 컴퍼니 빌더로서 역할을 동시 부여했다. 또 최근 골프웨어 '어뉴골프'에 투자하는 등 스트리트 캐주얼이 아닌 여성복, 남성복, 골프웨어까지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황연희 기자
yuni@f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