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인콤 ●
“기술력은 자신 있는데 디자인이 처집니다. 최고의 디자인만 있다면 세계 시장 1위도 문제없습니다."
지난 2천년, 이제 막 설립 1년이 채 안 된 레인콤의 양덕준 사장은 직접 미국으로 날아가 이노디자인 김영세 대표에게 자사 제품의 디자인을 맡아 줄 것을 요구했다.
이노디자인은 삼성전자, LG전자, 윌슨 등 국내외 쟁쟁한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미국 실리콘 밸리서도 인정받고 있는 거물급 디자인 회사.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한국의 중소기업이 열정 하나로 이노디자인과 제휴계약을 체결한 것은 전자제품 업계서 유명한 일화이다.
“디지털 제품에서 기술은 기본이다. 제품의 가치는 디자인이 좌우 한다”는 것이 양 대표의 생각이었다. 그는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기 위해서는 최고의 디자인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세계 최고의 디자인 전문 업체와 손잡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이노디자인과의 제휴 계약을 추진했다.
디자인 우선주의는 기술력까지 끌어올렸다. 이노디자인은 자신들이 디자인한 제품은 조금의 디자인 변경도 없이 그대로 출시되는 것을 디자인 개발 계약의 제 1원칙으로요구 하기 때문에 레인콤 연구진들은 슬림한 디자인에 맞는 회로를 개발하느라 밤을 새우기도 한다.
기술력과 디자인을 겸비한 레인콤의 엠피3플레이어의 인기는 하루가 다르게 높아졌다. 2000년 80억원이던 연매출은 다음해에 바로 530억원으로 급등했다.
순탄하기만 했던 레인콤의 세계시장 진출에도 고비는 있었다.
레인콤은 지난 99년 반도체 칩 솔루션 회사로 출발했다가, 이듬해 엠피3플레이어 제조사로 전환하면서 홍콩법인과 한국법인, 중국 생산 공장을 동시에 설립했다. 세계시장을 염두에 둔 시작이었다. 2001년 1월부터 「리오」라는 이름을 달고 ODM(Original Design Manufacturing·제조업자 개발생산) 방식으로 수출에 나섰다. 매출의 90%이상을 수출로 올렸으며 출시 6개월만에 미국 시장의 28%를 점유하면서 1위 브랜드로 떠올랐다.
그러나 2002년, 레인콤은 안정적인 ODM방식을 저버리고 「아이리버」라는 독립 브랜드를 전개하기로 했다. 앞날이 불확실하다며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지만 “당장 힘들더라도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 는 독립 브랜드가 필수”라고 판단한 양덕준 대표는 독립 브랜드 런칭을 추진했다.
상반기는 힘이 겨웠다. 수출은 바닥까지 내려갔으며 매출액도 급격히 떨어졌다. 북미의 대형 전자제품 유통사들의 문을 두드리며 수출길을 모색했지만 신생 브랜드에 기회를 주는 회사는 없었다. 그렇게 헛물만 거듭 들이키기던 레인콤에 기회가 주어졌다. 그해 9월 미국의 대형 전자제품 유통사인 베스트 바이가 「아이리버」의 입점제안을 수락한 것이다.
3개월만에 상품개발부터 납품까지 마친 레인콤 측의 기동력과 개발력에 높은 점수를 준 것이다. 홍보실 임윤정 대리는 “가전제품 유통사 중 가장 지명도 높고 규모가 큰 베스트 바이어 입점하는 것은 그 자체가 보증수표”라고 설명했다.
이 때부터, 매출은 급격히 신장세하기 시작해 2002년 매출은 800억원으로 마무리 질 수 있었다. 다음해인 2003년에는 2300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레인콤 측은 “그 때의 고비가 오히려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며 “그 때 안정된 상황에 머물렀다면 지금의 레인콤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이리버」는 세계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레인콤은 세계 1위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7개 언어가 지원되는 웹 사이트를 운영하는 등 세계 각국의 소비자를 배려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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