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의 새 유니폼 디자인이 네티즌들의 격렬한 반대 때문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지난 23일 발표된 축구 국가대표팀 새 유니폼에 대해 전면의 원형 마크와 뒷면 이름 부분의 배색 처리 등을 놓고 ‘디자인이 나쁘다’는 팬들의 지적이 있자 이 유니폼을 언제부터 실전에서 사용할 것인가를 놓고 대한축구협회와 제작사인 나이키스포츠 관계자들이 고민에 빠진 것.
일부 괜찮다는 긍정파들도 있지만 찬성 쪽 의견은 축구 전문 사이트인 사커월드를 비롯한 각종 인터넷 사이트의 여론조사에서 10~2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즉, 80~90%는 새 유니폼 디자인에 반대하고 있다는 얘기. “제발 유니폼 앞쪽의 동그라미를 빼주세요”“무슨 로또복권 유니폼이냐!” “마치 성인물 영상 등급 같다” “그럼 19번인 안정환은 19세 미만 접근 금지 선수냐?” 등등 반대 의견의 대부분은 디자인에 대한 내용이다. 그런데 새 유니폼을 제작한 회사가 나이키라는 세계적인 스포츠웨어 회사라는 사실은 의구심을 더해준다. 국내 패션디자이너 그룹인 SFAA의 패션쇼를 스폰서할 정도로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나이키가 이런 졸작(?)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은 이해하기 어렵다. 더구나 최근 스포티즘의 유행으로 스포츠웨어 디자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안목이 높아진 사실을 감안할 때 이번 디자인은 축구팬들의 패션 센스를 너무 낮게 잡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 새 유니폼을 입어본 선수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일단 가볍고 흡수력이 좋다” “몸에 착 달라붙어 운동장을 뛰어다녀도 몸에 착 달라붙는다” 등등 기능성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나온 유니폼 중 최고라는 얘기다.
축구팬들은 한 나라의 이름보다 그 나라 대표팀의 유니폼 색깔을 먼저 떠올리게 마련이다. 유니폼만 봐도 국가를 알 수 있을 만큼 축구대표팀의 유니폼 디자인과 색상은 그 나라 축구의 얼굴이자 국민의 성향을 대변하고 있어 우승국 유니폼 색깔은 언제나 축구팬들의 큰 관심거리가 된다. 이런 이유에서 축구팬들의 기억 속에는 아직도 98프랑스월드컵에서 펼쳐진 프랑스와 브라질의 결승전이 생생하다. 짙은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프랑스와 ‘카나리아 옐로우’로 대변되는 노란색의 브라질이 결승에서 격돌, 10명이 싸운 프랑스가 브라질을 3-0으로 꺾고 우승컵을 차지하자 스타디움은 온통 파란색으로 물결을 쳤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가?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전세계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것은 레드 컬러의 유니폼이었고, 관중들의 레드 패션과 어울려 역동적인 한국의 힘을 전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유니폼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을 망각한 채 국내 패션디자이너들의 조언이나 여론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새 유니폼을 발표한 처사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 더구나 요즘의 응원문화 트렌드가 선수와 같은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는 것을 감안할 때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국가대표팀의 유니폼 디자인을 패션 디자이너에게 맡기는 흐름이 주류라는 것이다.
구찌, 프라다 등에서 명성을 날린 영국 출신 패션디자이너 닐 바렛은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의 유니폼을 제작했고, 반대로 이탈리아 출신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잉글랜드 대표팀의 유니폼을 디자인해 그라운드의 명품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한국 패션의 유행을 주도하는 패션디자이너들에게 새 유니폼 디자인을 맡기면 어떨까. 첨단 소재에 한국적인 디자인의 날개를 달아줄 것이며, 더불어 유니폼 디자인을 통해 한국 패션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홍보할 수 있지 않을까?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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